달성공원 봄나들이의 기억
1973년 어느 봄날, 대구 하늘은 유난히 맑았다고 합니다. 큰누나의 혼사를 앞두고 집안에는 잔잔한 설렘이 흐르고 있었습니다. 혼수와 이불을 장만하러 길을 나선 어머니와 두 누나는 혼수준비를 마치고 남는 시간을 대구 달성공원에 들렀습니다. 그때 어머니의 나이는 마흔일곱, 삶의 무게와 자식들에 대한 사랑을 함께 짊어진 나이였습니다. 대구 신암동에서 살던 둘째 누나는 장터의 분주한 골목을 지나며 혼수 이야기를 나누었고, 어머니는 그저 조용히 미소를 지으며 딸들의 이야기를 듣고 계셨다고 합니다.
결혼을 앞둔 큰딸을 생각하면 마음 한켠이 뿌듯하면서도, 시집보내는 어머니의 마음에는 말 못 할 아쉬움도 스며 있었을 것입니다.잠시 들른 달성공원은 그날따라 평온했습니다. 오래된 나무들은 봄빛을 머금고 있었고, 공원 안의 길은 가족 나들이 나온 사람들로 잔잔히 붐볐습니다. 아이들의 웃음소리와 어른들의 이야기 소리가 바람을 따라 흘러가던 오후였습니다. 그때 셋째 누나는 어머니 곁을 따라 천천히 걸었고, 둘째 누나는 직장 이야기와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를 들려주었다고 합니다. 당시 둘째 누나는 동양전자에서 품질과 공정 관리를 맡아 일하던 당찬 젊은 여성이었습니다. 산업화의 바람이 불던 시절, 공장에서 일하며 세상을 배워가던 누나의 모습에는 젊은 날의 자부심이 담겨 있었을 것입니다.
그날 누군가 카메라 셔터를 눌렀습니다.흑백 사진 속에는 어머니와 딸들의 짧은 나들이가 고요히 담겼습니다. 웃음도, 말소리도 들리지 않지만 그 속에는 가족의 시간과 마음이 그대로 남아 있습니다. 세월이 흘러 그 사진은 빛이 바래고 가장자리는 닳았지만, 그날의 햇살과 가족의 온기는 여전히 사진 속에 머물러 있습니다. 혼수를 준비하던 분주한 하루 속에서 잠시 들른 달성공원의 그 시간은, 아마도 어머니에게는 딸들과 함께한 작고 소중한 쉼이었을 것입니다. 지금 우리가 그 사진을 다시 바라볼 때, 그곳에는 단순한 나들이가 아니라 가족이 함께 지나온 시간과 사랑의 흔적이 조용히 숨 쉬고 있습니다.이 야기는 현재 생존해 게시는 정순이 누나(대구북문) 에게 게시며 현재 건강하게 잘 살며 언제던지 호출하면 달려 갑니다. 채희동/글



채정희 채정옥, 엄마, 채정순

'4.가족화합(道理) > ▷아버지역활(役割)' 카테고리의 다른 글
| 안동댐 (4) | 2026.03.11 |
|---|---|
| 치술령이야기 (0) | 2026.02.28 |
| 무두실 가는길 (0) | 2026.01.27 |
| 나의 꿈 이야기 (0) | 2025.11.19 |
| 산림경영기술지도과정 (3) | 2025.08.1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