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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월루 QSL 2026.10.3(토) 14:00"함월루에 올라, 다시 2m를 부르다."하늘은 높고 구름이 높은 천고마비의 계절이 왔습니다. 바람 한 점 없는 가을 오후, 문득 2m (145 MHz)가 생각났습니다. 오늘은 원래 운문령을 생각했지만 오늘은 울산 중구, 접근하기 좋은 함월루(含月樓)를 올랐습니다. 함월루에 오르는 길은, 가을 햇살이 가득하교 울산의 성안동 자락 도심에서 한눈에 내려다 보이는 함월루에서는 이미 젊은 분들이 듀엣으로 기타 연주 합창을 하고 있어서 분위기는 좋았습니다. 울산에는 이름도 아름다운 누각(樓閣) 이 3개나 있습니다. 태화루, 은월루, 함월루 태화루의 ‘태화(太和)’는 크게 조화롭고 평화롭다는 뜻을 품고 있고, 은월루(隱月樓)는 ‘달이 숨는 누각’이라는 이름처럼 태화강과 은월봉의.. 2026. 10. 3.
이주현/조선왕실음식 26.9.29(화) 14시"한 그릇의 음식에 담긴 조선의 역사"이주현 푸드칼럼니스트 울산박물관 인문학 강좌 제4강. 오늘 강단에 선 분은 서울에서 KTX를 타고 울산을 처음 찾아오셨다는 이주현 푸드칼럼니스트였습니다. 첫마디를 듣는 순간 귀가 먼저 열렸다. 마치 전문 방송인의 목소리처럼 또렷하고 힘이 있었다. 말끝 하나 흐리지 않고, 알고 있는 이야기를 머릿속에서 꺼내어 강의실에 앉아 있는 사람들에게 시원스럽게 건네는 느낌이었다.‘강의란 이런 것이구나.’ 내가 알고 있는 지식과 경험을 혼자 간직하는 것이 아니라, 순간순간 청중에게 정확하게 전달하고 함께 생각하게 하는 것이 강의의 매력이 아닐까 싶었다. 그래서 강의를 듣기 전, 강사님의 프로필을 조금 찾아보았다. 강사에 대한 작은 예의이기도 하고, 그 사.. 2026. 9. 29.
테너 엄정행/ 꿈이야기 26.10.1 나는 아직도 꿈을 꾼다/ 엄정행엄정행 선생님의 책을 읽고 얼마 전 양산의 엄정행뮤지엄을 찾았다가 직접 관계자로부터 선물로 받은 책 한 권이 있었다.『나는 아직도 꿈을 꾼다』책상 한쪽에 읽어야 할 책들이 차곡차곡 쌓여 있어 이제야 책장을 펼쳤다. 그런데 막상 읽기 시작하니 손에서 쉽게 놓을 수가 없었다. 이틀에 걸쳐 책 한 권을 완독하고 나니, 한 사람의 인생을 읽었다기보다 한 시대의 노래를 따라 걸어온 느낌이 들었다. 엄정행 선생님은 1943년 부산에서 태어나셨다. 1949년 양산초등학교에 입학했으니 나보다 정확히 스무 해 위의 세대다. 그의 어린 시절에는 음악이 늘 집 안에 있었다고 한다. 아버지 엄영섭 선생님은 양산중학교 음악교사를 거쳐 교육장으로 퇴직하신 분으로, 평소 LP와 SP .. 2026. 9. 29.
통도추경/通度秋景 26.9.27通度秋景(통도추경)추석명절 연휴, 아들 딸과 며느리, 사위, 손녀들까지 모두 돌아간 뒤 통도사 앞 맛집에서 따뜻한 점심 한 그릇 나누고 영축산(靈鷲山) 자락 극락암 반야암의 고즈넉한 길을 걸었습니다. 주차장에 문화공간 공사가 한창이었지만 절 문 앞은 연휴를 맞은 사람들로 북적였고, 통도사는 종교의 경계를 넘어 누구에게나 열린 품으로 사람들을 맞이하고 있었습니다. 반야암과 백련암 길목에는 메밀꽃이 하얗게 피어 차들은 거북이걸음을 하고, 극락암 앞 반야교에는 노란 국화가 수를 놓아 절집의 가을을 더욱 화사하게 물들였습니다. 붉은 배롱나무꽃과 푸른 소나무, 그리고 절 마당은 매연 없는 전동차가 오가는 풍경 속에서 통도사 경내는 자연과 문화가 함께 숨 쉬는 시민의 공간이었습니다. 문득 평창의 이효석.. 2026. 9. 28.
변해가는 추석 26.9.25(추석날) / 추석날, 윤하네와 함께한 울산박물관명절의 풍경이 참 많이 달라졌다.예전 같으면벌초(伐草)를 하고, 한가위가되면 성묘(省墓)를 하고, 정성껏 차례상(茶禮床)을 차리는 일이 추석의 당연한풍경이었다.하지만 이제는 그 모습도 조금씩 옅어져 간다.어느 조사에서는 차례를 지낸다는 가정이1년 사이 40.4%에서 27%로 줄었다고 한다.명절을 조상에게 예를 올리는 날이라기보다그저 긴 연휴로 받아들이는 사람도 많아졌다.시대가 변하고가족의 모습도 변하고명절의 의미도 조금씩 달라지고 있는 것이다.우리라고 예외일 수 있을까.이번 추석에는 차례와 성묘 대신손녀 윤하와 윤서의 손을 잡고 울산박물관을 찾았습니다.울산박물관에서는 추석을 맞아 시민들이 무료로 참여할 수 있는 다양한 전통놀이와 가족 체험 행사.. 2026. 9. 26.
독만권서 행만리로 26.9.25 추석날 저녁(雨) " 독만권서 행만리로 교만인우(讀萬卷書 行萬里路 交萬人友)"“만 권의 책을 읽고, 만 리 길을 걸으며, 만 명의 벗을 사귀어라.” 내 고향 가은읍 원북리 봉암사에서 법문중 자현스님 말씀이 오래 기억에 남습니다. ‘만(萬)’은 꼭 숫자 만을 뜻하는 것이 아니라, 많이 읽고, 많이 걷고, 많이 만나며 살아가라는 뜻일 것이다. 나 역시 이 말을 삶의 좌우명처럼 품고 살아왔다. 가방끈은 짧았지만 책은 늘 가까이했다. 산행중에도 작은 시집을 한 달에 한두 권씩 읽고, 언론매체 신문 통해 세상의 수많은 이야기도 만났다. 읽은 책이 모두 기억에 남는 것은 아니지만, 책장을 넘기던 그 시간만큼은 분명 내 삶의 자양분이 되었다. 젊어서는 산을 벗 삼았다. 지리산, 설악산, 덕유산, 영.. 2026. 9. 25.
정선희 /초록벽지 26.9.24(목)장선희詩集 / 조금조금 초록 벽지 을 읽고지난 7월 詩 낭송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 장선희 시인님께 직접 선물 받은 시집 한 권이 있었습니다. 마산 출생으로 부산대 국어국문학과 졸업하고 12년 왭진 시인과 광장 제1회 신인상으로 등단 후「크리스털 사막」, 『조금조금 초록 벽지』시집을 냈습니다. 초록 벽지처럼 싱싱한 아카시아 향기가 책갈피 사이사이에 묻어 있는 듯했습니다. 차마 쉽게 펼쳐보고 싶지 않아 한동안 책상 한편에 고이 놓아두었습니다. 좋은 책은 때로 읽는 것보다 곁에 두고 바라보는 시간도 필요한가 봅니다. 그러다 오늘 명절 연휴라 , 조용히 책을 펼쳤습니다. 첫 장을 넘기는 순간부터 시인은 익숙한 일상의 벽에 작은 틈 하나를 만들어 놓았습니다. “벽지로 막아놓은 세상입니.. 2026. 9. 24.
박경리/김선주교수 26.9.22 오전 10시"울산도서관 박경리 탄생 100주년 기념"박경리의『토지』까지 울산도서관에서 울산대학교 국문학 김선주 교수님의 강의를 들었다. 강의가 시작되자 화면에는 1897년 함양의 풍경과 "일두정여창" 고택을 담은 사진 한 장이 펼쳐졌다. 오래된 한옥의 마루와 기와, 그리고 그 주변을 감싸고 있는 고요한 산천을 바라보고 있으니, 마치 시간을 거슬러 조선의 어느 날로 들어가는 듯했다. 이번 강의의 주제는 박경리와 대하소설 『토지』였다. 강의에 앞서 인문학 강좌 담당관께서 김선주 교수님을 소개했다. 울산대학교 국어국문학과 교수이며, KBS 드라마 작가로도 활동하고 있는 분이라고 했다. 지난 강의와 달리 이번에는 교수님께서 직접 PPT 자료를 준비해 오셔서 사진과 자료를 함께 보여주며 설명해 .. 2026. 9. 23.
허균/도문대작 26.9.22(화) 14시"한 그릇의 방풍죽에 담긴 허균의 기억" 울산박물관대학 제3강에서 강원대학교 국어교육과 김풍기 교수님의「조선 중기의 음식문화와 허균의 『도문대작』」 강의를 들었다. 약 두 시간 동안 이어진 강의는 단순히 조선시대의 음식 이야기를 넘어, 한 사람의 삶과 기억, 그리고 음식에 스며든 시간의 의미를 생각하게 했다.허균(許筠, 1569~1618) 하면 우리는 먼저 『홍길동전』을 떠올린다. 그러나 강의를 들으며 만난 허균은 그보다 훨씬 입체적인 사람이었다. 뛰어난 문장가이자 관료였고, 신분의 벽에 문제를 제기했던 사람이었으며, 정치적 격변 속에서 여러 차례 부침을 겪었던 인물이었다. 그의 삶은 순탄하지 않았다. 벼슬에 나아갔다가 물러나기를 반복했고, 1610년 겨울에는 함열로 귀양을 떠나.. 2026. 9. 22.
태화강 라인딩 26.9.21(월) 12시 "태화강을 달리며, 자전거도 다시 조이고"오랜만에 자전거에 손을 좀 보려고 평소 자주 찾던 자전거 전문 수리점에 들렀다. 한동안 자전거를 많이 타지 못했던 탓인지 여기저기 때가 묻어 있었고, 체인에는 기름기가 말라 있었다.전문가의 손길이 닿으니 자전거가 새것처럼 달라졌다. 체인에 윤활유를 바르고, 마모된 브레이크 패드와 디스크, 각종 구동 부위를 꼼꼼하게 살펴보고 조이고 닦았다. 기어 변속도 다시 점검했다. 역시 자전거도 사람과 마찬가지로 때가 되면 정비가 필요하다. 소홀했던 만큼 손질을 해주니 달리는 동안 잡소리 하나 나지 않고 기어도 부드럽게 맞아떨어졌다. 괜히 전문가가 있는 것이 아니었다. 자전거를 타고 태화강으로 나섰다. 약 20km를 천천히 달렸다. 강변에서는 각 구.. 2026. 9. 21.
시골부부교사 2026.9.19초가집 두메산골 학교의 기적1970년대 초, 강원도 인제의 깊은 산골에는 세상과 조금 떨어져 시대와 동 떨어진 산악오지(山岳奧地) 부락에 전기며 모든 배움의 공간마저 없던 마을이 있었습니다. 강원도 인제 읍내에서 버스를 타고 한참을 들어간 뒤, 다시 나룻배를 타고 물길을 건너야 했습니다. 배에서 내려서는 첩첩산중 산길을 반나절이나 걸어야 비로소 마을이 나타났습니다. 산과 산 사이에 겨우 몇 채의 집이 자리하고, 들리는 소리라고는 산새의 울음과 계곡을 흐르는 물소리뿐이었습니다. 그곳에 최명환 교사 부부가 자원하여 찾아왔습니다. 아기를 업고 나룻배에 몸을 싣고, 얼마 남지 않은 세간을 짊어진 채 굽이굽이 산길을 올랐습니다. 그러나 막상 도착한 학교의 모습은 기대했던 것과는 너무나 달랐습니다.. 2026. 9. 19.
이신기詩集/보이지 않는 길위에서 26.9.18(금) 새벽 4시"이신기詩集/보이지 않은 길 위에서』산을 걷고, 사진을 담고, 마침내 詩가 되다"노란 우편봉투 하나가 도착했다. 오랜 직장 선배님이자 산과 사진, 음악과 보이지 않는 길을 평생 걸어온 이신기 선배님께서 정성스럽게 보내주신 첫 시집이었다. 『보이지 않은 길 위에서』봉투를 열어 시집을 받아 들고 그 자리에서 책장을 넘기기 시작했다. 한 편, 두 편 읽다 보니 어느새 마지막 장이었다. 오랜만에 일독(一讀)으로 마음을 빼앗긴 책이다. 이신기 작가는 1955년 의령에서 태어나 산과 길을 벗 삼아 살아왔다. 배낭 하나에 카메라를 메고 유유자적 떠나는 여행 이야기는 오래전부터 나의 기억 속에 남아 있다. 글은 심플하면서도 다이내믹했고, 산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영남권에서 그의 이름을 모르.. 2026. 9. 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