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2.28(음, 1.12)
벌써 이월의 끝자락입니다. 내일이면 어느덧 춘삼월, 계절은 또 한 장을 넘기려 합니다. 문득 가족들과 함께 치술령 근교 녹동치술령미나리를 찾았습니다. 정오가 되기도 전인데 이미 삼삼오오 모인 사람들로 자리는 가득했고,육칠십 중년 부부들이 봄 기운을 먼저 맞이 하듯 둘러앉아 있었습니다. 한철 장사를 준비하는 하우스동 안에서는 아낙네들이 미나리를 다듬느라, 손놀림이 분주했습니다. 겨울 내내 영하의 물논 하우스에서 자란 푸른 줄기, 취술령 계곡을 흐르는 맑은 물과 지하수로 길러낸 그 싱싱함이 상 위에 오르니 삼겹살과의 궁합이 그야말로 찰떡 궁합입니다.
허물어지듯 부드러운 고기와 향긋한 미나리의 봄내음이 입안에서 먼저 계절을 피워 올렸습니다. 돌아 나오는 길, 베이커 BOB에 들러 커피 한 잔 앞에 두고 책장을 넘기며 짧은 글도 끄적이고 조용히 생일 축하 노래도 불렀습니다.한 해의 문턱에서 이월의 끝을 붙잡고 가족과 함께 웃을 수 있었습니다. 취술령을 떠올리면 먼저 박제상의 충절이 바람처럼 능선을 스쳐 갑니다. 연화산과 은을암, 국수봉을 지나 치술령에 이르면 산은 이야기를 품은 채 묵묵히 서 있고, 그 뒤편으로는 묵장산이 어엿한 주산으로 깊은 그늘을 드리웁니다.
그저 바람과 구름을 나눌 뿐 그날, 허물 어지듯 부드러운 고기와 향긋한 미나리의 봄내음이 입안에서 먼저 계절을 피워 올렸고 돌아오는 길 커피 한 잔 앞에서 책장을 넘기며 짧은 글을 적고 조용히 생일 축하 노래를 흥얼거렸습니다. 이월의 끝, 가족과 함께 웃을 수 있었던 하루. 산처럼 오래 남는 이름은 아니어도 이런 소박한 순간들은 마음속 능선에 먹빛으로 스며들어 해마다 봄이 오면 다시 피어날 것입니다.

딸 손녀 안윤서










올해 초등학교 입학을 앞둔 안윤하





아들 손녀 , 채지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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