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1.20(음1.5)
아침 일찍 해남사 해원스님께 새배를 올리는 길, 마음은 분주했지만 발걸음도 분주했습니다. 울불청(한마음회) 도반들은 이리저리 움직이며 정초의 기운을 나누기에 바빴고, 절 마당에는 새해의 염원이 조용히 내려앉아 있었습니다. 요즘 통도사에는 전설처럼 전해오는 상서로운 꽃 이야기로 발길이 끊이지 않습니다. 삼천 년에 한 번 피어난다는 그 꽃, 석가여래나 전륜성왕이 나타날 때 비로소 모습을 드러낸다는 ‘행복을 가져오는 꽃’의 소식에 일주문 앞은 인산인해를 이루었습니다. 게다가 홍매화가 만개하여 봄빛을 한 움큼 풀어놓으니 절 마당은 사람과 향기와 웃음으로 가득 찼습니다.
우리 일행은 제1주차장에 모여 따뜻한 점심 공양을 나누고 대웅전 본당에 참배를 드린 뒤 안양암으로 향했습니다. 통도팔경 가운데 둘째 경이라는 안양암. 안양동대라 불리는 그 자리에서 바라본 풍광은 말 그대로 한 폭의 수묵화였습니다. 뒤로는 영축산의 능선이 병풍처럼 둘러서고, 앞으로는 햇살이 부서지며 세상을 깨우고 있었습니다. 그 이름이 왜 붙었는지, 고개를 끄덕이게 하는 아침이었습니다. 이어 극락암을 찾아 시명스님께 문안을 드렸습니다. 음악을 사랑하시는 스님의 방에는 오디오와 CD, LP 턴테이블과 앰프가 빼곡했습니다. 칠십 후반의 연세에 이제는 테너 대신 바라톤이라며 웃으셨지만, 그 음성에는 한평생 포교음악에 몸을 바친 맑은 울림이 담겨 있었습니다.
한쪽 벽면에 작은 표구가 생각 났습니다. 문득 떠오른 한 구절 遠看山有色 ( 원간산유색) 近聽水無聲 (근청수무성)멀리서 보면 산은 빛을 머금고 가까이 다가가면 물은 소리를 감춥니다. 그림 같은 풍경 속에서도 참된 소리는 고요 속에 있다는 뜻일까요. 오후 세 시가 넘어 반야암의 지안스님께도 새배를 드렸습니다. 찾는 이가 많아 오래 머물 수는 없었지만 합장한 손끝에 전해지는 따뜻함은 오래도록 남았습니다. 멀리 대구에서 함께해 주신 해봉 이광열 법우님께도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이 길은 혼자 걸으면 순례이지만 함께 걸으면 인연이 됩니다. 삼월에는 경주 기림사에서 다시 만나기를 기약하며 봄이 막 피어나는 산사의 길을 조용히 내려왔습니다.
산은 여전히 빛을 품고,물은 여전히 소리를 감춘 채 우리의 마음속에 머물러 있었습니다. 추억은 햇살에 말린 이불처럼 폭신하게 마음을 덮어주고, 기억은 비 오는 날 젖은 신발처럼 가끔씩 마음을 무겁게 한답니다. 좋았던 날들은 시간이 지나면 향기가 되고, 아팠던 순간들은 세월이 지나도 모서리를 세운 채 남는다.
영축총림에서 올리는 마음 양산의 산문을 열고 들어서면 고요한 숨결이 먼저 맞아줍니다. 영축총림, 그리고 그 품 안의 통도사. 부처님의 진신사리를 모신 불보도량에서 바람은 법문처럼 부드럽고, 범종 소리는 심장의 박동처럼 은은합니다. 총림은 단지 큰 절이 아니라 수행과 배움과 계율이 함께 숨 쉬는 살아 있는 수행의 숲입니다.
참선하는 선원의 고요함, 경전을 익히는 강원의 등불, 계율을 지키는 율원의 맑은 기운이 한데 어우러져 오늘도 승가의 맥을 잇고 있습니다. 우리 또한 이 도량을 찾을 때 잠시 마음의 번뇌를 내려놓고 몸과 마음의 건강을 돌아보게 됩니다.
산은 말이 없으나 그 침묵이 위로가 되고, 종소리는 멀리 울려 희망의 길을 밝혀 줍니다. 영축의 바람이 우리 가정에 평안을 주고, 우리 몸에 건강을 주며, 우리 마음에 다시 일어설 힘을 주기를 두 손 모아 발원합니다.
오늘도 좋은 것은 추억으로 남기고 어려운 것은 지혜로 삼아맑은 걸음으로 나아가시길 빕니다. 🙏

안양암 입구에서 영축산 아름답게 펼처지네요.

총림(叢林)이란 무엇인가 총림은 여러 수행 공동체가 한데 모여 이루어진 대규모 불교 수행 도량을 말합니다. 글자 그대로는 ‘숲처럼 모여 있는 곳’이라는 뜻으로, 많은 스님들이 함께 모여 수행·교육·계율을 체계적으로 닦는 종합 수행공동체입니다. 1. 총림의 구성 전통적인 총림은 보통 세 가지 기능을 함께 갖춥니다. 선원(禪院) – 참선 수행을 전문으로 하는 공간 강원(講院) 경전과 교리를 배우는 교육 기관 율원(律院) – 계율을 연구하고 실천하는 곳 이 세 기능이 함께 갖추어질 때 ‘총림’이라 부르며, 수행과 학문, 계율이 조화를 이루는 완전한 수행체계를 의미합니다. 2. 한국의 대표적인 총림 한국 불교, 특히 대한불교조계종 안에는 여러 총림이 있습니다. 대표적으로는: 해인사 (가야총림) 송광사 (조계총림) 통도사 (영축총림) 수덕사 (덕숭총림) 그외도 더 있답니다.

우담바라 피었다고 하여 절문앞이 엄청나게













극락암 시명스님과 함께



시명스님과 茶談中







遠看山有色 (원간산유색) 近聽水無聲 (근청수무성





통토사 만세루 앞에 핀 홍매화입니다. 포토샵



지안스님이 게시는 지월당

시명스님 노래감상해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