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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인맥(人脈)/▶기도와 산사(卍)

축서사/청량사

by 사니조아~ 2025. 11. 10.

25.11.9 (Sunsay) 07:00~
'축서사와 청량사로의 가을 사찰순례' 
새벽 공기가 유난히 차가웠던 그날,우리 울산불교청년회원 12명은 세 대의 차량에 나눠 타고 천천히 봉화 방면으로 향했습니다.어둠이 걷히는 새벽, 차창 너머로 스미는 가을빛은 이미 깊어 있었지요. 군위휴게소에서 잠시 머물며 아침 간식을 나누었습니다.인절미에 김을 곁들인 정갈한 손맛, 그리고 고구마 삶은 간식 박카스 등등 그 속에는 총무 임윤경 법우님의 세심한 정성이 담겨 있었습니다. “두 개만 드세요”라던 말에도 웃음이 피어나고, 결국 3개를  먹으며 하루의 여유가 시작되었습니다. 따뜻한 블랙커피 한 잔이 그 기분을 덮어 주었습니다.

 경북의 산간 오지를 한 마디로 BYC(봉화, 영주, 청송) 제가 지어낸 말입니다. 정말로 이곳에 와서  보니 산간 오지가 맞습니다. 또 이어 갑시다. 축서사  천년의 바람이 머무는 곳 , 영주를 지나 봉화로 향하는 길, 산자락은 붉은빛과 노란빛이 어우러져 한 폭의 수묵화처럼 피어났습니다. 축서사(鷲棲寺)  이름 그대로 독수리가 깃드는 절. 독수리는 ‘지혜’를 뜻하고, 그 지혜는 곧 문수보살의 상징이랍니다.

신라 문무왕 13년(673년), 의상조사가 창건한 천년고찰.문수산은 해발 800m 고지에 자리한 이 절은 맑은 바람조차 경건함으로 들려왔습니다. 절 마당에 들어서자 고요한 풍경이 펼쳐졌습니다. 우리는 합장하며 삼배를 올리고, 그동안 마음속에 쌓인 번뇌를 내려놓았습니다. “오늘이 기일이라 108배는 청량사에서 하자.” 그 말 한마디에 또 다른 여정의 설렘이 시작되었습니다. 바람은 은행잎을 흩날리고,단풍은 황금빛으로 사찰의 처마를 물들였습니다.

60이 넘은 우리였지만, 그 순간만큼은 소년 소녀로 돌아가 낙엽을 흩뿌리며 깔깔 웃었습니다. 가을의 햇살 속에서 모두의 얼굴이 붉게 물들었습니다. 지림사와 마애여래좌상 'One+ 1’이라는 말처럼, 축서사에 이어 우리는 봉화 지림사를 찾았습니다. 이곳의 보물은 단연 북지리 마애여래좌상. 신라시대 암벽에 새겨진 불좌상은 천년의 세월을 버티며 여전히 온화한 미소를 머금고 있었습니다. 그 미소는 말이 없지만, 모든 세속의 근심을 품어주는 듯했습니다. 금강산도 식후경 처럼  임윤경 손 빠른 검색으로 돌솥밥의 온기처럼, 점심의 행복 짱이였습니다. 봉화 춘양면의 ‘대가한정식’.갓 지은 곤드레 돌솥밥에 구수한 된장찌개  정갈한 밥 한술에 웃음이 번졌습니다. 함께 먹는 밥은 단순한 식사가 아니라,마음이 닿는 시간이었지요.

마지막 사찰순례지 '청량사'  이름처럼 맑고, 마음처럼 깊은 곳 점심을 마치고  향한 곳은 청량사. 하지만 뜻하지 않은 해프닝이 일어 났습니다. 어느 차량에서 몇몇 ‘똑똑한’ 분들이 네비게이션을 믿고 강원도 영월의 청량사로 향해버린 것!  45km를 달려가고 나서야 “어, 이상한데?” 하며 웃음이 터졌습니다. 실수조차도 추억이 되는 게 여행의 묘미 아닐까요?  조금 늦게 도착한 봉화 청량사는 낙동강가 절벽 위에 우뚝 선 소금강의 절경이었습니다. 유리보전의 팔작지붕 아래 약사여래불과 문수보살이 모셔져 있고, 그 앞에 서면 마음이 절로 고요해집니다. 108배를 다 올리진 못했지만, 첫 절을 향한 예의만큼은 모두의 가슴에 새겨졌습니다.

절 앞 오층석탑은 부처님의 진신사리 5과를 모신 신성한 탑. 석탑 뒤편으로 깎아지른 절벽과 단풍이 어우러져 그야말로 가을의 극치를 보여주었습니다. 바람 한 점, 빛 한 줄기에도 경건함이 깃들어 있었습니다. 긴 하루의 여정이 저물 무렵, 우리 일행은 울산으로 돌아오는 차 안에서 “그래도 잘 다녀왔네.” 서로의 얼굴을 바라보며 웃었습니다. 이번 사찰순례는 단풍처럼 화려하지 않아도,삶의 온기를 느낄 수 있었던 하루였습니다. 탈선도 있었고, 해프닝도 있었지만 그것이야말로 인생이라는 여정의 한 부분이겠지요. 조용히, 그러나 깊이 다가오는 가을  그 속에서 우리는 잠시나마  ‘비우는 기쁨’과 ‘함께하는 따뜻함’을 배웠습니다. 울산 모처에서 따뜻한 저녁으로 서의동 회장의 회양식을 끝으로 두손을 모았습니다.  12월 송년회에서 다시 만날 날을 기약하며, 오늘의 기억을 마음에 고이 접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채희동 씀 🍁

지림사 사진 아래 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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