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여정(旅情)/▷문화예술(藝術)

제25회 울산칠월칠석

by 사니조아~ 2026. 8. 19.

26.8.19(수) 18:30
"은하수 아래 다시 만난 견우와 직녀"
◆ 제25회 울산 칠월칠석 한마당을 다녀와서 ◆
음력 칠월칠석이 돌아오면 하늘은 유난히 맑고 푸르다.맑은 바람이 살며시 불어오고, 밤하늘에는 북두칠성이 한쪽으로 기울어 빛나며 비단결 같은 은하수가 하늘을 가로질러 흐른다.마치 금방이라도 별빛이 쏟아져 우리의 뜰에 내려앉을 것만 같은 밤이다. 칠월칠석은 중국의 오래된 설화에서 비롯되어 우리 민족의 삶과 정서 속에 오랫동안 이어져 온 아름다운 세시풍속(歲時風俗)이다.고려 공민왕 때에는 이날 궁중에서 왕과 왕비가 견우와 직녀를 상징하는 두 별에 제사를 올리고 백관들에게 녹봉을 내렸다고 전해진다. 조선시대에 이르러서는 궁중에서 연희를 베풀고 선비들에게 특별한 과거를 치르게 하는 등 뜻깊은 명절로 이어졌다. 울산에서도 어느덧 스물다섯 번째 칠월칠석 한마당이 열렸다. 남녀의 사랑과 만남, 기다림과 재회의 아름다운 이야기를 품은 우리 전통문화의 맥을 이어가는 소중한 자리다.

옛날 우리 문경에서도 어머니들은 칠석날이면 밀전병을 부치고 햇과일을 정갈하게 차려 놓았다. 장독대 뒤에는 정한수 한 사발을 떠 놓고 가족의 건강과 평안을 빌었다. 별을 바라보며 자녀의 앞날을 걱정하고, 가족의 우환이 사라지기를 간절히 기원했던 모습을 우연히 본 기억이 새록 새록 나다.  그 마음은 세월이 흘러도 변하지 않았다. 울산 남구문화원 마당에서도 견우성과 직녀성을 향해 정성껏 절을 올리고 옛 여인들이 바느질 솜씨가 늘기를 빌었던 것처럼 우리 삶의 소망과 행복을 하늘에 올렸다. 견우와 직녀는 서로 사랑하는 사이였지만 은하수라는 강물에 가로막혀 일 년에 단 한 번밖에 만나지 못했다고 전해 진다. 그 애틋한 사랑을 안타깝게 여긴 '까치와 까마귀' 가 하늘로 날아가 몸을 이어 오작교를 만들고, 두 사람은 칠석날 밤 그 다리 위에서 다시 만난다.  얼마나 기다렸을까. 얼마나 그리웠을까.  마침내 만난 두 사람은  서로를 바라보며 긴 이별의 눈물을 닦고  다시 품에 안긴다. 그 사랑과 기다림의 이야기가 오늘 우리들의 마음속에도 잔잔한 파문(波紋)을 일으킨다. 
이날 남구문화원 마당은 '최은영' 선생님의 또렷하고 정감 어린 사회로 축제의 열기가 한층 깊어졌다. 이어 이태열 선생님의 축문이 울려 퍼지고, 헌공다례가 정성스럽게 이어졌다. 특히 마음에 오래 남은 것은 이연옥 선생님의 「칠석」 시낭송이었다. 김소월의 시를 읊는 목소리에는 우리의 옛 정서와 그리움이 고스란히 스며 있었다. 아쉽게도 여러 여건이 맞지 않아 곁에서 오래 함께하지 못했지만 잠시 만나 따뜻한 인사를 나눈 것만으로도 마음은 충분히 행복했다. 그리고 마침내 이날의 하이라이트, ‘칠석날 만남의 춤’이 펼쳐졌다.김외섭 선생님이 이끄는 무대 위에서 견우 역의 '최의옥' 선생님과 직녀 역의 '안주희' 선생님이 펼치는 춤사위는 마치 은하수 위를 건너는 별빛처럼 아름다웠다. 음악과 조명이 어우러지고 어두워진 밤하늘 아래 무대가 환하게 빛나자 남구문화원 마당은 어느새 하늘과 땅이 하나 되는 듯한 환상적인 공간으로 변했다. 시민들의 박수는 밤공기를 가득 채웠다. 그런데 마지막 상봉의 춤이 절정에 이를 무렵, 하늘도 이들의 만남을 축복하는 것인지 가랑비가 약 오 분 동안 살포시 내렸다. 비는 내렸지만 아무도 자리를 뜨지 않았다.

오히려 그 빗방울은 은하수에서 떨어진 별빛처럼 느껴졌다. 견우와 직녀가 다시 만나는 밤, 하늘도 함께 울고 웃었던 것일까. 식전행사부터 식후행사까지 칠월칠석 한마당을 정성껏 이끌어 주신 '서진길' 추진위원장님을 비롯한 관계자 여러분께 깊은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전통은 박물관에만 머무는 것이 아니라, "사람과 사람이 만나고, 마음과 마음이" 이어질 때 비로소 살아 숨 쉰다. 오늘의 칠월칠석처럼 우리의 아름다운 전통문화가 오래도록 이어지고, 그 속에서 시민들의 웃음과 행복이 좋은 바람을 타고 널리 퍼져 나가기를 소망한다. 견우와 직녀가 일 년에 한 번 만나는 날, 우리도 서로의 손을 잡고 마음을 나누는 날, 별빛처럼 고운 인연이 이어지고 은하수처럼 깊은 사랑이 흐르는 칠월칠석의 밤이 있어 참으로 고맙다. 오늘이 좋은 날이라서 고맙고, 함께할 수 있어서 고맙고,우리의 전통이 아직 살아 있어 더욱 고맙다. 은하수 너머 견우와 직녀처럼 우리의 만남도 오래도록 아름답게 이어지기를 바라며 제25회 울산 칠월칠석 한마당에 함께한 모든 분들의 가정에 건강과 행복이 가득하기를 기원한다. 칠월칠석, 참 좋은 날이다. 사랑하는 사람들이 다시 만나고 그리운 사람들이 서로의 안부를 묻는 날이다. 글/채희동         

'2.여정(旅情) > ▷문화예술(藝術)' 카테고리의 다른 글

보도자료사진전  (0) 2026.08.20
한경선/황동욱 詩  (1) 2026.08.12
군성사석화박물관  (0) 2026.07.28
전국서예문인화대전  (0) 2026.07.20
월하김용미/國典入選  (0) 2026.07.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