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8.3~5
"단양이야기"
울산은 장마철에도 비 한 방울도 내리지 않았다. 연일 이어지는 폭염에 울산 전체가 거대한 찜통이 된 듯했다. 뜨거운 아스팔트 위로 아지랑이가 피어오르던 아침, 우리는 더위를 잠시 내려놓고 충북 단양으로 향했다. 경주를 지나 영천, 안동을 거쳐 죽령터널을 빠져나오자 풍경은 어느새 달라졌다. 영주와 봉화, 제천의 시멘트 공장 굴뚝이 보이기 시작했고, 굽이굽이 이어진 산길 끝에 관광도시 단양이 우리를 반갑게 맞아 주었다. 운전대를 잡은 지 어느덧 세 시간이 흘렀다. 숙소는 단양모처다. 사방을 산이 감싼 첩첩산중(疊疊山中), 골이 깊으니 계곡도 깊었다. 밤이 되니 풀 벌레 소리가 산속을 가득 메웠고, 맑은 공기마저 여행의 선물이 되었다.
단양은 자연경관만 아름다운 곳이 아니었다. 관광객을 맞이하는 맛집과 시장은 활기가 넘쳤고, 사람들은 "단양은 관광객이 지역을 살린다."는 말을 실감하게 했다. 친절한 미소와 정겨운 인심은 여행의 즐거움을 더해 주었다. 이번 단양여행은 나도 처음은 아니다.현역에 있을때 한화리조트에서 위크샵을 다녀 온 이후 처음입니다. 정말 오래만에 가족여행, 자연 속에서 마음을 쉬게 하고 가족의 사랑을 다시 확인하는 3박 4일의 소중한 여정이었다. 첫 번째 감동은 단양팔경 제1경인 도담삼봉이었다. 남한강 한가운데 우뚝 솟은 세 봉우리는 한 폭의 산수화를 펼쳐 놓은 듯 장엄했다. 강물은 봉우리를 품고 유유히 흐르고, 하늘은 구름 한 점 없이 푸르렀다. 우리는 도담삼봉에서 쾌속정에 몸을 실었다. 출발과 동시에 물살을 가르며 질주하는 순간, 온몸으로 전해지는 속도감에 절로 탄성이 터져 나왔다. 물보라가 얼굴을 스치고, 급회전할 때마다 가족 모두가 한 목소리로 환호했다. 그 순간만큼은 둘이 아니고 하나였다. 서로의 손을 붙잡고 웃으며 느낀 짜릿함은 평생 잊지 못할 추억이 되었다.
사람들은 흔히 직장에서 저축을 통해 돈을 모으는 데 의미를 두지만, "돈은 불철주야(不撤晝夜) 흘린 땀으로 버는 것이고, 쓸 때는 정승처럼 써야 한다."는 옛말처럼 소중한 사람들과 행복을 나누는 데 쓰일 때 그 가치가 더욱 빛난다고 생각한다. 삶을 알차게 채우는 일 또한 또 하나의 배움이었다. 이어 찾은 카페 산에서는 단양의 절경이 한눈에 펼쳐졌다. 푸른 창공을 향해 힘차게 날아오르는 패러글라이더를 바라보니 사람의 꿈도 저 하늘처럼 높이 비상할 수 있다는 희망이 피어올랐다. 산바람은 더위를 잊게 했고, 가족들의 웃음은 바람을 타고 계곡 너머까지 번져 갔다. 그 순간은 심광체반(心曠體胖), 마음이 넓어지고 몸과 마음이 모두 편안해지는 시간이었다.여행의 마지막 감동은 사인암에서 만났다. 병풍처럼 솟은 기암절벽 아래 수정처럼 맑은 계곡물이 쉼 없이 흘렀다. 물속 자갈 하나까지 훤히 보일 만큼 깨끗한 계곡은 더위를 단숨에 씻어 주었고, 물소리는 마음속 번뇌마저 씻어 내리는 듯했다.
바로 또 하나의 즐거움은 단양 아쿠아리움이었다. 민물고기들의 다양한 생태를 가까이에서 볼 수 있었고, 아이들은 수조 앞을 떠날 줄 몰랐다. 손녀의 호기심 가득한 눈망울은 여행의 또 다른 선물이 되었다. 여행의 마지막은 단양구경시장이었다. 시장 골목마다 사람들로 북적였고, 긴 줄 끝에서 맛본 따끈한 국밥 한 그릇은 단순한 한 끼가 아니었다. 진한 국물 한 숟갈에 여행의 피로가 모두 녹아내렸고, 왜 사람들이 줄을 서서 기다리는지 단번에 알 수 있었다. 그야말로 금강산도 식후경(食後景)이라는 속담이 떠올랐다. 여행은 목적지에 도착하는 것이 아니라 함께한 사람들의 웃음과 배려를 마음속에 담아 오는 일임을 다시 한번 깨달았다.
아이들의 해맑은 미소, 가족이 함께한 식사, 남한강의 시원한 바람, 사인암 계곡의 맑은 물소리, 그리고 한 장 한 장 남긴 사진들은 시간이 흐를수록 더욱 값진 추억으로 남을 것이다. 이번 단양 여행은 아름다운 자연을 만난 시간이면서도, 가족이라는 가장 든든한 울타리를 다시 확인한 여정이었다. 단양의 강물은 오늘도 유유히 흐르고, 도담삼봉은 묵묵히 그 자리를 지키고 있을 것이다. 언젠가 다시 그곳을 찾는다면 풍경은 변함없겠지만, 그날 가족과 함께 나누었던 웃음과 사랑은 더욱 깊은 그리움으로 가슴속에 피어날 것이다. 그 기억은 앞으로도 오래도록 삶을 따뜻하게 밝혀 줄 소중한 시간이었다. 글/채희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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