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7.25(금)17시
한여름 저녁, 가족이라는 바다
중국 가족여행을 앞둔 남매들이 오랜만에 울산 주전 바닷가에서 저녁을 함께했습니다.푸른 수평선이 한눈에 펼쳐지는 솔밭횟집. 바다는 한 폭의 그림처럼 잔잔했고, 소나무 사이를 스쳐 오는 바람은 한여름의 열기를 잊게 할 만큼 선선했습니다. 문득 계절이 여름을 잠시 비켜 서고, 가을이 살며시 다녀간 듯한 저녁이었습니다.가족이란 참 신기한 존재(存在)입니다. 서로 다른 일상에서 각자의 길을 걸어가다가도 한자리에 모이는 순간, 시간은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다시 이어집니다. 그 만남에는 꾸밈도 없고 계산도 없습니다. 그래서 예부터 혈농어수(血濃於水), 피는 물보다 진하다는 말이 오늘따라 더욱 깊이 마음에 와닿았습니다. 정겨운 식사와 소주 한잔을 나눈 뒤, 우리는 주전 몽돌해변을 천천히 걸었습니다. 파도가 밀려왔다 물러날 때마다 둥근 몽돌들은 서로 부딪혀 맑고 고운 소리를 냈습니다. 마치 옥구슬이 굴러가는 듯 영롱한 그 소리는 여름 저녁 바다의 아름다운 음악이었습니다.
반질반질하게 물결에 다듬어진 몽돌을 바라보니 어린 시절의 추억이 문득 떠올랐습니다. 손에 쥔 작은 돌멩이 하나를 바다를 향해 던져 보았습니다. 그 순간 마음은 고향 가은읍 가북의 가맷소로 달려갔습니다. 물수제비를 뜨며 깔깔 웃던 어린 시절의 웃음소리가 수평선 너머에서 다시 들려오는 듯했습니다. 추억은 파도처럼 밀려와 어느새 마음 한가운데 잔잔히 머물렀습니다. 나란히 걷는 남매의 뒷모습에는 화기애애(和氣靄靄)한 정겨움이 가득했습니다. 따뜻한 마음은 잔잔한 파도처럼 서로의 가슴을 적셨고, 서로를 아끼고 의지하는 모습은 수어지교(水魚之交)처럼 자연스럽고 깊었습니다.붉은 저녁노을이 바다를 곱게 물들이자, 헤어짐도 새로운 여행의 시작도 모두 아름다운 한 장면이 되었습니다. 인생은 만남과 이별이 이어지는 길이지만, 가족이라는 이름은 언제나 돌아올 수 있는 가장 따뜻한 쉼터임을 다시금 느끼게 됩니다. 중국으로 떠나는 가족들의 여행길에 건강과 평안이 늘 함께하기를 기원합니다. 먼 타국에서도 웃음이 가득한 아름다운 시간을 보내고, 무사히 돌아오기를 바랍니다. 한여름 저녁, 울산 주전 바다에서 함께한 그 시간은 파도 소리와 몽돌의 맑은 울림처럼 오래도록 마음속에 남아, 세월이 흘러도 문득 미소 짓게 하는 소중한 추억으로 빛날 것입니다.글/채희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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