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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취미활동(挑戰)/▶인문학연구(人文學)

기능인 영림단수료

by 사니조아~ 2026. 1. 22.

26.1.22[목]  18:40
기능인 영림단수료 후기글


반갑습니다.
6주간, 240시간 양산교육원에서 함께한 시간은
배움 그 자체보다도 사람으로 남는 시간이었습니다.

삼복더위가 기승을 부리던 작년의 폭염 속에서
통도사 일대에 GPS 좌표를 찍으며 땀을 흘리던
날이 엊그제 같은데, 오늘은  전국이 한파에 움츠러든
가운데 양산 새벽 기온은 영하 7도의 차가운 날씨로
걱정을 많이 했는데 우여곡절 끝에 종강을 하루 앞두고
있습니다.

춥고 힘든 날씨 속에서도 교육생 모두가 서로를 격려하며
한마음으로 협력해 주었기에 이 과정이 더욱 값지고
따뜻하게 기억됩니다.

그래서인지 끝이 다가온 지금, 홀가분 함보다 아쉬움이
먼저 마음에 남습니다. GPS 교육은 이미 아마추어
산악인들 사이에서도  신뢰성을 인정받은 산길의
나침반이었고, 생활 속에서도, 산행에서도 우리의 안전을
지켜줄 든든한 도구임을 다시 느꼈습니다.

안전 매듭법 또한 마찬가지로, 위급한 순간 나 자신을
지켜주는 작지만 가장 확실한 기술임을 배웠습니다.
처음에는 다소 생소하게 느껴졌던 '기능인영림단' 의 세계도
이제는 산림이 인간에게 얼마나 소중한 존재인지,
조림과 벌목, 그리고 숲을 가꾸는 일의 의미를 몸과 마음으로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천우산림 소속으로 함께해 주신 정학종님, 양영희님,
배영미님, 그리고 조카 동민이, 배성희님.짧지 않은
작년도에 이어 3주 동안 묵묵히 정진하며 각자의
성과를 만들어 가신 모습이 참 인상 깊었습니다.

비록 긴 인연은 아니었지만 이 또한 소중한 인연이라
믿습니다. 훗날 숲길 어딘가에서, 또 다른 현장에서
다시 만나게 된다면 서로 반가운 마음으로 웃으며
인사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우리 대한민국의 산은
한때 바람만 스쳐 가도 흙이 드러나던
아픈 기억을 품고 있었습니다.

1967년 산림청이 발족되기 전까지
전쟁과 가난은 산마저 쉬게 두지 않았고,
땔감을 구하려 오르내린 발길 위로
산들은 민둥산이 되어 숨을 헐떡였습니다.

그 시절, 젊은 청년들은 독일로 떠나
탄광 깊은 곳에서 어둠을 캤고,
젊은 간호사들은 낯선 언어 속에서
사람의 생명을 보듬었습니다.

그들의 땀과 눈물은
조국의 숲을 다시 일으켜 세울
씨앗이 되어 돌아왔습니다.
독일에서 배운 조림의 기술은
산림청의 손을 거쳐
내무부 소속 아래 전국으로 퍼졌고,
학교와 경찰, 시·도·군,
그리고 온 국민이 함께 나서
산을 가꾸는 새마을운동으로 이어졌습니다.

삽과 호미로 심은 한 그루 한 그루가
세월을 이겨 숲이 되었고,
석탄과 천연가스가 에너지를 대신하며
더 이상 산에 오르지 않아도 되는 날이 오자
숲은 비로소 사람의 손에서 놓여
자연의 품으로 돌아갈 수 있었습니다.

민둥산을 푸른 숲으로 되돌린 나라,
그 기적을 이룬 나라는
세계에서 오직 대한민국뿐이라는
다큐멘터리는
현실이었고, 동시에 한 편의 드라마였습니다.

그러나 지금,
푸름의 상징이던 소나무가
재선충이라는 보이지 않는 적 앞에서
다시 위기를 맞고 있습니다.

숲은 또 한 번
우리의 지혜와 책임을 묻고 있습니다.
부디 새로운 약제가 개발되고,
자연을 해치지 않는 천적이 찾아와
이 땅의 소나무들이
다시 바람과 햇살 속에서
오래도록 숨 쉬기를 빕니다.

숲은 말이 없지만,
우리가 걸어온 길과
앞으로 가야 할 길을
묵묵히 기억하고 있으니까요.

함께해 주신 모든 분들,
정말 수고 많으셨습니다.
그리고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채희동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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