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1.8
탐진치(貪瞋癡)

《해 질 무릅 양산 통도사 시살등의 노을》
화는 마음이 붙잡힌 자리에서 일어난다. 불교에서는 화를 탐·진·치(貪瞋癡) 가운데 하나인 ‘진(瞋)’이라 한다. 진은 곧 성냄이며, 마음이 한 생각에 붙잡혀 있을 때 일어난다. 사람이 화를 내는 이유는 단순하다. 내 생각이 옳다는 믿음, 내 기준이 맞다는 집착 때문이다. 그 집착이 흔들릴 때 마음은 곧바로 성냄으로 반응 한다.
부처님은 “모든 것은 인연 따라 생기고 인연 따라 사라진다”고 하셨다. 사람의 생각 또한 그러하다. 내 생각이 절대적인 진리가 아니라, 수많은 인연 중 하나일 뿐임을 알면 화는 오래 머물지 못한다. 화를 없애려 애쓸 필요는 없다. 다만 지금 내 마음에 화가 일어나 있음을 알아 차리면 된다. 알아차림이 곧 멈춤이고, 멈춤이 곧 지혜의 시작이다. 세상은 원래 뜻대로 흘러가지 않는다. 사람의 생각 또한 제각각이다. 그 다름을 받아들이는 순간, 마음은 한결 가벼워 진다.
화를 내려놓는다는 것은 남을 이기는 일이 아니라 결국 자기 마음을 놓아주는 일이다. 화를다스린다 는 것의 가치 살아오면서 누구와 크게 다투어 본 기억은 많지 않다. 특별히 성격이 좋아 서라기보다는, 나 역시 보통 사람인지라 화가 나지 않을 리 없지만, 그 감정을 겉으로 터뜨리기 보다는 참고 삭히는 편에 가까웠다. 화를 내든, 참든, 호불호를 떠나 성격은 결국 사람마다 타고난 품성, 곧 천성(天性)에 가까운 것일지도 모른다.
주변을 돌아보면 유난히 화가 많은 사람들이 있다. 대화 중 어떤 주제를 두고 의견을 나누다 보면, 논쟁이 되고, 곧 언성이 높아지며, 마침내 감정을 주체하지 못하고 버럭 화를 내는 장면을 종종 보게 된다. 그렇다면 우리는 왜 화를 내는 걸까? 화가 일어나는 근본적인 이유는 대개 ‘내가 옳다’는 확신이 너무 강하기 때문이다. 자신은 올바른 판단과 견해를 가지고 있다고 믿는데, 상대가 이를 인정하지 않거나 반대 의견을 내놓는 순간, 마음속에서 불편함이 자라나고 그것이 곧 화로 표출된다.
특히 현대 사회에서 사람들이 더 쉽게 화를 내는 이유 중 하나는, 유튜브 알고리즘처럼 자기 생각과 비슷한 정보만 반복적으로 접하는 환경에 있다. 그 결과 우리는 점점 자신의 세계에 갇히고, 다른 관점에 대한 인내심을 잃어간다.이럴수록 필요한 태도는 상대의 생각을 애써 바꾸려 하지 않는 것이다. 그저 ‘그럴 수도 있겠다’ 하고 내버려 두는 여유가 필요하다. 그렇지 않으면 내가 옳다고 믿는 생각을 지키기 위해 스스로를 방어하는 쪽으로 점점 더 몰입하게 되고, 그 과정에서 화(火)와 짜증은 더욱 커진다.
화를 자주 내거나 오래 품고 살면 결국 손해를 보는 쪽은 자기 자신이다. 인간관계는 점점 좁아지고, 사회생활은 피곤해지며, 나아가 정신적·육체적 건강까지 해치게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화를 쉽게 바꾸지 못하는 이유는 타고난 성격과 성장 과정에서 형성된 환경 때문이다.
성격(性格)은 유전적 요소와 본능에 가까운 반면, 성품(性品)은 학습과 경험을 통해 다듬을 수 있는 이성적인 영역이다. 노력한다면 우리는 화를 조절하는 사람, 감정을 관리할 줄 아는 사람으로 조금씩 변화할 수 있다.화를 다스리는 첫걸음은 ‘지금 화를 내야 하나, 참아야 하나’를 따지는 것이 아니라, ‘아, 내가 지금 화가 난 상태구나’ 하고 스스로 자각하는 것이다.그 인식의 순간이 감정을 지배하지 않고 다루기 시작하는 출발점이 된다. 세상은 넓고 사람들의 생각은 각자의 얼굴만큼이나 다양하다.
살아온 환경도 다르고, 가치관도 다르다. 내가 옳다고 믿는 생각 역시, 상대의 자리에서 보면 그저 ‘다른 생각’일 뿐일 수 있다. 그렇게 서로 다른 사람들이 모여 삐걱거리며 살아가는 것이 어제오늘의 세상은 아닐 것이다.조금 어렵더라도, 화의 불씨를 키우기보다 한 번쯤 숨을 고르고, 화를 조금 낮추고 살아가려는 노력이 결국은 나 자신을 위한 가장 큰 경제적 , 정신적 가치가 아닐까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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