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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여정(旅情)/▷문화예술(藝術)

태화루

by 사니조아~ 2026. 1. 17.

26.1.17토
손녀의 작은 손을 잡고
처음으로 태화루에 올랐습니다.
해가 기울 무렵,
태화강은 하루의 빛을 차분히 내려놓고
강물 위로 노을이 천천히 번져갔습니다.

지척에 바라보이는 은월루 위로
열두 폭의 노을띠가 미디어 파사드처럼
펼쳐질 때, 도시는 잠시 숨을 고르고
현실과 환상이 맞닿는 경계에 서 있는 듯했습니다.

손녀의 눈동자에 비친 그 빛은
말보다 먼저 감탄이 되었고,
나는 그 옆에서
시간이 흐르는 소리를 가만히 들었습니다.

풍수에서 바람이 숨결이라면
물은 뼈대라 했지요.
태화강의 수세는 도시의 대들보처럼
울산을 단단히 떠받치고
그 물길이 바다로 흘러나가는 꼭지점,
마치 전망대처럼 솟은 언덕 위에
태화루가 서 있습니다.

지켜보고, 품어주고,
흘려보내는 자리입니다.
곁에 자리한 은월루는
태화루보다 한결 낮고 조용합니다.

달빛이 은처럼 강물에 내려앉는 모습을
기다리듯 앉아 있는 누각.
낮에는 노을을 맞이하고
밤이면 달을 맞아
강과 하늘을 잇는 쉼터가 됩니다.

태화루가 도시의 기둥이라면,
은월루는 그 곁에서
고요를 맡은 벗 같은 존재입니다.
손녀와 함께 서서
강을 내려다보며 생각합니다.

이 아이가 자라
오늘의 노을을 기억할까?
혹은 기억하지 못하더라도
강물처럼 마음 깊은 곳에
조용히 남아 있지는 않을까?

태화루의 바람과
은월루의 달빛 사이에서,
그날의 저녁은
우리에게 오래 남을
하나의 풍경이 되었습니다.

울산 태화루는
건축물이라기보다
강과 도시, 그리고 시간을 잇는 마루입니다.
태화강이 굽이쳐 흐르다
바다로 향하는 길목,
물길의 힘이 가장 단단해지는 자리에
태화루는 전망대처럼 서 있습니다.

예로부터 이곳은
강을 바라보고 바람을 맞으며
사람의 마음을 쉬게 하던 자리였습니다.
조선 시대, 태화루는
울산의 관문이자
문인과 선비들이 시를 읊고
세월을 이야기하던 누각이었습니다.

강 위로 떠오르는 달을 벗 삼고,
노을에 물든 물결을 종이 삼아
말 대신 풍경으로 사유하던 공간이었지요.
한때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가
다시 복원된 태화루는
옛 모습은 품되
오늘의 울산을 내려다봅니다.

낮에는 태화강의 푸른 숨결이
누각 아래로 흐르고,
해 질 무렵이면
강물과 도시가 함께 붉어집니다.
밤이 되면 불빛이 켜져
과거와 현재가 조용히 마주 앉습니다.

태화루에 서면
강은 흐르고
도시는 움직이지만
사람의 마음만은
잠시 머물게 됩니다.
바람은 오래된 이야기를 전하고,
물은 앞으로 나아갈 시간을 알려줍니다.

그래서 태화루는
울산의 풍경이자
울산 사람들의 기억이며,
흐르는 것들 속에서
잠시 멈추어 서는 법을
가르쳐 주는 곳입니다.
태화루 , 은월루  올라서 태화강을 보십시요.
산업수도 울산이 되기 까지
태화강 줄기가 복 줄기입니다.

감사합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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