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11.20(목)10시 / 울산문화예술회관 4전시실
07년도 6월에 創立展(창립전)을 하고 올해로 벌써 스물한 번째 걸린 현수막을 바라보며 4전시관으로 옮겼습니다. 평일의 느긋함 속에 찾아간 전시실은 한층 더 고요했고, 그 고요함 속에서 작품들은 저마다의 숨결을 가만히 내쉬고 있었습니다.비록 지난 약 20년의 긴 여정을 함께 하면서, 오늘만큼은 그 시간의 결이 손끝으로 전해지는 듯했습니다.특히 권강숙 작가님과 박광호 작가님의 두 작품 앞에 이르자 걸음을 멈추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마치 작품이 먼저 나를 불러 세운 듯, 한참을 서성이며 그들과 눈을 맞추었습니다.
‘늦봄 햇살 속으로’ 그 제목 하나만으로도 가슴 한켠이 저릿해졌습니다.청춘과 황혼이란 단어가 작품 속에서 서로의 어깨에 기대어 있는 듯했고,먹선과 은은한 색채는 과하지 않고도 깊은 멋을 품고 있었습니다.봄날 가지산 북릉의 산수유가 노랗게 피어오를 때의 풍경,멀리 산 너울 사이로 아침 서리가 걷히기 전의 그 찬 기운,그리고 새벽의 숨결을 닮은 고요함이 작품 위에 잿빛 안개처럼 얹혀 있었습니다.산을 사랑하는 제 마음에는 그 순간, 작품이 아니라 한 폭의 생생한 동양화 속에 제가 서 있는 듯한 착각마저 들었습니다.
권강숙 작가님과 잠시 나눈 대화도 참 따뜻했습니다.박하늬 작가와 함께 작품 활동을 한다는 이야기에 반가움이 한 번, 존경이 또 한 번 마음을 건드렸습니다.“꼭 만나면 안주 전해주세요.”농담 섞인 이야기였지만 그 안에는 예술을 향한 애정과 사람에 대한 마음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습니다.스물한 번째 전시회를 열기까지,얼마나 많은 땀방울과 설렘, 고민과 소망이 쌓였을까요.그 노력이 공간 곳곳에서 은은히 피어올라, 관람객인 저에게까지 감동으로 번졌습니다.
예술은 결국 삶을 사랑하는 방식이라는 말을 오늘 다시 가슴 깊이 새겨보았습니다.묵묵히 작품을 지키며 또 새로운 꿈을 향해 나아가는 모든 분들의 노력이 참 소중합니다.그 길이 앞으로도 더욱 빛나길,두 손 모아 기도하듯 마음을 보탭니다.오늘 문화예술회관을 다녀온 시간은 단순한 관람이 아니라 삶의 향기와 열정을 다시 깨닫게 해준 감사한 하루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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