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여정(旅情)/▷문화예술(藝術)

한국공예전 미래유산

by 사니조아~ 2025. 11. 23.

25.11.23(Sunday) 13:50
'경주 APEC 주말 기행 / 천군복합공간 Cheongun Hybrid Complex'
 
주말의 경주는 마치 한 폭의 화폭 같았다.25경주 APEC을 마치고 난뒤, 도시 전체가 한층 활기를 띠었고, 특히 보문단지 일대는 예전의 정적을 벗고 새롭게 태어난 듯 빛나고 있었다. 오랜만에 찾은 보문 일대는 그야말로 관광객들로 가득했는데, 그 붐비는 풍경 속에서도 경주만이 가진 고즈넉한 품은 여전히 흐르고 있었다. 새롭게 정비된 보문 관광유원지는 더욱 세련되고 현대적인 감각을 품은 채, 전통과 미래가 부드럽게 겹쳐지는 공간으로 변모해 있었다.

보문단지를 들어가는 입구 천군복합문화공간을 찾았습니다.키피삽 반 관람 반 25 APEC 정상회의를 기념해 열리는  한국공예전 <미래유산 우리가 남기고자 하는 것들에 관하여>가 한창이었다.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단어는 ‘리싸이클’과 ‘업싸이클’.과거의 자원을 되살려 새로운 가치를 발견하려는 의지가 전시의 첫 장부터 또렷하게 드러났다.

재활용품을 이용해 옛 선조들의 의상을 입체적으로 표현한 작품들은 단숨에 시선을 사로잡았다. 재료가 가진 생채기와 질감이 오히려 작품의 생명력을 더했고, 그 정교함과 완성도는 단순한 재활용을 넘어 ‘다시 태어난 예술’이라는 말이 어울렸다. 그 앞에 서 있 동안, 오래된 물건에 손길을 보태 새로운 뜻을 부여하던 옛 장인들의 숨결이 겹쳐오는 듯했다.전시장은 세 개의 파트로 구성되어 있었다. 수월성 전통 기술의 정수, 전승과 협업 현재의 손길이 더해져 다시 피어나는 공예의 생명력, 지속가능성 미래를 향해 공예가 내딛는 발걸음 이 세 흐름이 하나의 강물처럼 합쳐져, 한국 공예가 지닌 깊이와 넓이를 다시 생각하게 만들었다.

그중에서도 내 마음을 가장 오래 붙잡아둔 건, 수백 번의 망치질 끝에 완성됐다는 알루미늄 주전자였다. 산열을 맞으며 똑딱거리  옛 주전자와는 전혀 다른 결의 작품이었지만, 그 맑은 곡선과 매끈한 결 속에는 장인의 시간과 숨결이 촘촘히 박혀 있었다. 또 한쪽에 놓여 있던 녹그릇 역시 오랜 세월의 흔적을 그대로 품고 있어,마치 시간을 쥐고 있는 듯한 깊고 묵직한 울림을 주었다.

전시장을 천천히 걸으면서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유산이란 무엇일까? 미래에 남기고 싶은 것들은 과연 어떤 얼굴을 하고 있을까? 화려한 기술이나 완벽한 형상만이 아니라, 누군가의 손길, 시간의 무늬, 그리고 다시 쓰임을 얻으려는 작은 의지들 그 모든 것이 어우러져 비로소 하나의 유산이 되는 것이 아닐까. 경주에서의 하루는 그렇게 깊어 갔다.APEC을 준비하는 도시의 숨결 속에서,그리고 한국 공예라는 조용하지만 강인한 문화의 결 속에서 나는 다시 한 번 ‘우리가 무엇을 남길 것인가’ 라는 물음을 품었다.

돌아오는 길, 가을빛이 저물어가는 보문호를 스치며 마음속엔 묘하게 따뜻한 여운이 맴돌았다.미래를 향해 나아가는 경주,그리고 과거의 시간과 내일의 가치를 함께 품은 한국 공예전 그 둘이 겹쳐 보여준 풍경은 쉽게 잊히지 않을 것 같다.

 

'2.여정(旅情) > ▷문화예술(藝術)' 카테고리의 다른 글

울산전국서도회교류전  (0) 2025.12.19
한송기무(寒松起舞)  (1) 2025.12.15
울산전통한국화회  (1) 2025.11.22
주암정이야기  (0) 2025.11.08
울산한국화회전  (0) 2025.11.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