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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인맥(人脈)/▶오랜 벗(友情)

진해이야기

by 사니조아~ 2026. 8. 9.

2026년 8월 8일
"주제 없는 여행, 가장 깊은 우정  
입추(立秋)를 지나 진해에서 웃음꽃"

입추(立秋)가 지났다고는 하지만 하늘은 아직 여름을 붙잡고 있었다. 그러나 계절보다 먼저 마음에는 풍요가 찾아왔다. 7월 25일부터 이어진 장가계, 단양, 충주, 진해까지의 여정은 그야말로 올 여름은 더웠지만  시원한 풍경 위에 소중한 사람들과의 인연이 더해졌기 때문이다. 이번 진해여행은 거창한 목적도, 특별한 용건도 없었다. 친구의 한마디가 전부였다. 경상도 말로 "야, 한번 와라."  그 말 한마디에 길을 나섰고, 진해에 도착하니 친구가 반갑게 맞아주었다. "너 여길 왜 왔노?" , "니가 오라 해서 왔다." 그 한마디에 모두가 웃음을 터뜨렸다. 12년 동안 문경 가은에서 함께 꿈을 키웠던 친구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각자의 삶은 달랐고, 걸어온 길도 달랐지만, 마음만은 여전히 그 시절 그대로였다. 세월은 흘렀어도 우정은 변함없는 막역지우(莫逆之友)였다. 진해 풍호초등학교 아래, 우리가 일명 '젖꼭지산'(시루봉)이라 부르던 아담한 산자락에서 친구들의 환대(歡待)는 시작되었다. 식탁에는 싱싱한 전어와 노릇하게 익은 가을장어, 입안에서 사르르 녹는 쇠고기와 구수한 된장찌개가 끊임없이 이어졌다. 분명 세 끼만 먹은 것 같은데 다섯 끼를 먹은 듯 배가 불렀다. 그 정성은 지성감천(至誠感天)이라는 말이 절로 떠오를 만큼 따뜻했다.

저녁 무렵에는 풍호초등학교 운동장을 맨발로 걸었다. 처음에는 마사토의 자극이 낯설었지만 두 바퀴를 돌고 나니 발바닥은 자연과 하나가 되었고, 수도가에서 발을 씻고 나니 마치 문경새재를 한바탕 걸은 듯 몸과 마음이 개운했다.샤워를 마친 뒤에는 月荷 김용미 친구가 정성껏 우려낸 백호은침(白毫銀針) 차(茶)가 기다리고 있었다. 차향이 방 안을 가득 채우자 분위기는 어느새 작은 다실이 되었고, 질문과 답이 오가는 진지한 차 강의는 마음을 맑게 씻어주는 시간이었다. 차 한 잔 속에 담긴 깊이를 배우며 또 하나의 감사함을 품었다. 밤이 깊어가자 오래된 사진첩이 펼쳐졌다.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시절, 그리고 약혼을 축하하며 함께 찍었던 젊은 날의 사진까지…."야, 이거 너 맞나?", "내 맞다. 왜, 너도 저런 시절 있었나?" 순간 방 안은 웃음바다가 되었다. 지금의 얼굴과는 도무지 연결되지 않는 풋풋한 모습들. 하지만 이상하게도 웃음소리만큼은 그때나 지금이나 똑같았다. "니 그때 공부 잘했나?" , "그건 니 기억이 조작된 기다."  ㅎㅎ 배를 잡고 웃고, 누워서 웃고, 다시 일어나 또 웃었다. 시계는 어느새 자정을 넘겼지만 "이제 자자."라는 말만 수없이 반복될 뿐, 이야기꽃은 화기애애(和氣靄靄)하게 피어났다.

다음 날 아침, 입추를 지난 바람은 한결 선선했다. 몸이 무거운 이유는 단 하나였다. 너무 많이 먹었고, 너무 많이 웃었기 때문이다.돌아오는 길, 모처에서 맛본 시원한 냉면 한 그릇은 그 여운을 더욱 깊게 만들었다. 탱탱한 면발과 시원한 육수는 문경 가은말로 "육수 직인다."라는 말이 절로 나올 만큼 일품이었다. 이제는 각자의 내비게이션에 목적지를 입력하고 서로 손을 흔들며 헤어졌다. 차는 진해를 벗어나고 있었지만, 마음만은 아직도 친구들 곁에 머물러 있었다.문득 깨달았다.이번 여행은 용건도, 계획도 없는 여행이었다. 그러나 그래서 더 소중했다. 목적보다 사람이 먼저였고, 일정보다 웃음이 먼저였다. 함께 웃고, 함께 먹고, 함께 추억을 나누는 시간은 돈으로도 살 수 없는 행복이었다. 친구란 유유상종(類類相從)이 아니라 동고동락(同苦同樂)하며 세월을 함께 견뎌낸 사람이다. 그리고 그런 인연은 백년지기(百年知己)라는 말이 결코 과장이 아니다.세월은 우리의 얼굴을 바꾸었지만, 친구를 향한 마음만은 바꾸지 못했다. 그래서 이번 진해 여행은 관광지를 돌아본 여행이 아니라, 우정이라는 가장 아름다운 풍경을 다시 만난 여행이었다. 오래된 친구가 있다는 것은, 인생이 우리에게 남겨 준 가장 큰 선물임을 다시 한번 가슴 깊이 느낀 시간이었다. 나도  아름다운 진해를 벗어나 창원, 부산 낙동강 하구 김해공항을 지나자 비행기가 뜨 오른다. 다시 한번 더 진해 친구가 맛 있는 음식과 잠자리까지 배려해주신 형님께 두손 모읍니다.감사합니다. 고맙습니다. 친구들 사랑합니다. 글 / 채희동  

앞좌 : 채희동,김용미,박미숙,이태성,윤인자
뒤좌 : 박강순,박윤서,김경년  

《8/7 해운대 바닷가》

제품명: 일병호차 (一饼好茶) - 백차  생산지: 중국 운남성 (云南省)  차 종류: 백호은침(白毫银针)생산 연도:2020년
구매문의 : 010 2077 3180 (문경보이차 김용미)

《백호은침 감사합니다. 고맙습니다.  잊지 않겠습니다.》   

  《고1때 봉암사 가을소풍》

좌: 여규성,최원규,이태성

앞줄 : 김경희, 故박소행, 현인숙(서윤), 방경미
뒤줄 : 김경년, 이종옥,  남성애, 윤인자, 김현희, 김수현

윤인자, 권향숙

윤인자 외조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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