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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산정(山情)/▶봄 (春) 산행

신불산1,159m

by 사니조아~ 2026. 4. 10.

26.4.10 금 10시
"신불공룡능선 산불산, 간월재 간월산"  
어제 영남알프스 자락에 내린 봄비로 인해  계절의 신호가 아니었습니다. 밤사이 계곡을 가득 채운 물은 마치 산의 심장이 다시 뛰는 듯, 깊고도 맑은 물소리가 힘차게 흘러내렸습니다. 그 여운을 안고  오늘 나는 홀로 등산을 결심했습니다. 홀로 산행의 묘미는 야간산행은 조금 피 하는 편인데 낮 시간은 산객들을 친구 삼아 전혀 개의치 않습니다. 안전을 최우선으로 합니다. 홍류폭포를 향하는 발걸음은 좀 느렸지만 가벼웠습니다. 물안개가 피어오르는 폭포 앞에서, 한때 숨 가쁘게 오르던 젊은 날의 기억이 문득 스쳐갑니다. 1시간 48분 만에 올랐던 그 시절의 나와, 지금의 나는 분명 다르지만 산은 변함없이 그 자리에 서서 나를 맞이하고 있었습니다. 세월은 흘렀어도, 산을 향한 마음만은 그대로임을 깨닫습니다.

신불산 공룡능선에 들어서자 등산로는 점점 가팔라지고, 숨은 점점 깊어집니다. 깎아지른 능선 위에서 나는 나 자신과 마주합니다. 누구와도 나누지 않는 침묵(沈默) 속에서, 오직 바람과 발걸음 소리만이 동행이 됩니다. 때로는 고독이 짐처럼 느껴지지만, 그 고요 속에서 오히려 마음은 더 또렷해집니다. 마침내 신불산 정상에 닿았을 때, 이미 오후는 깊어 있었습니다. 바람은 거세게 불었고, 정상석 옆에 정성껏 쌓아 올린 두 개의 돌탑은 마치 형제간처럼 서로를 의지하며 서 있었습니다. 그 모습이 어쩐지 사람 사는 이야기 같아 한참을 바라보았습니다.  정상 250m 아래에서 먹은 소박한 점심도, 그 바람 속에서 더욱 따뜻하게 기억됩니다.

무전기를 꺼내 들고 145.060MHZ 2m 대역으로 짧은 교신을 나누었지만, 오늘은 그것으로 충분했습니다. 꼭 많은 것을 만나야 하는 것은  의미가 있는 것은 아니니까요. 산은 그저 오르는 것만으로도 이미 충분한 이야기를 건네주고 있었습니다. 간월재로 내려서는 길은 새롭게 정비되어 한결 부드러웠습니다. 간이매점에서 따뜻한 간식과 차 한잔으로 잠시 몸을 추수리고 주변을 둘러보니, 바람과 시간을 이겨내기 위해 바뀐 울산본부중계기 안테나의 모습도 눈에 들어옵니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누군가의 수고와 책임이 더해져 이 산이 유지된다는 사실이 새삼 고맙게 느껴집니다. 늦어진 발걸음에 마음이 조급해졌지만, 결국 간월산 정상에 오르니 정상에는 개미 한 사람 없이 저 혼자만 정상석 인증샸을 해야 했습니다. 서로 말은 없지만, 같은 길을 걸어온 사람들 사이에는 묘한 공감이 흐릅니다.

오늘의 산행은 누구와 나눈 추억이 아니라, 오롯이 나 자신과의 대화였습니다. 홀로 걷는 길 위에서 나는 더 많은 것을 보고, 더 깊이 느끼게 됩니다. 바람의 결, 물소리의 높낮이, 그리고 마음의 작은 흔들림까지도 울주군청이 정성껏 가꿔온 이 길 위에서, 나는 다시 한 번 자연과 사람의 손길이 어우러진 아름다움을 느낍니다. 오늘 산은 말없이 나를 품어주었고, 나는 그 품 안에서 잠시 쉬었다가 다시 세상으로 내려갑니다.

신불산의 표지석은 영원합니다.

  누군가에 의해 정성들여 쌓아 올린 돌탐이 바람이 불어도 안 넘어 갔으면 좋겠음 

 

 야간 산행자들에게 불빛을 제공해 주는 시거늘인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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