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3.1(일) 삼일절
石湖 金 泰亨 書展 (Kim TaeHyeong soIo Exhibition)
제107주년 3.1절 기념행사를 마치고, 바로옆 울산문화예술회관 제4전시실에서 열리는 '석호 김태형' 개인전을 찾았습니다. 검정색 바탕에 황금빛 현수막이 눈에 확 들어 왔습니다. 묵향의 숨을 고르듯 마련한 개인전 합천의 흙 냄새를 품고 약 사십 년, 묵향을 벗 삼아 교단에 서셨던 석호 김태형작가의 전시는 여느 화려한 전시보다 더 잔잔하게 깊었습니다. 서예 5서체로 약 50여점의 작품이 줄지어 발걸을 옭겨 갔습니다. 전시장에 들어서니 먹빛은 소리 없이 번지고, 붓끝에서 태어난 글자들은 마치 오래전부터 그 자리에 머물러 있었던 듯 편안했습니다.
작품들은 크지 않았으나 거실 한켠에 한 점 걸어 두어도 날마다 다른 숨결로 말을 건넬 듯 지루함이 없을 단정한 품격이었습니다. 내용 또한 제가 늘 함께 하는 인문학적 문구들이 즐비 했습니다. 논어, 맹자, 그리고 노자 도덕경 속에서 문장들 사람으로서 바르게 살고, 행동은 삼가며, 검소함으로 약자를 품으라는 오래된 가르침이 먹빛으로 다시 태어났습니다. 안경을 벗고 한 발 더 다가가 글자의 숨결을 들여다보았습니다. 처음 뵙는 자리였지만 우리 인문학을 사랑하는 마음 하나로 선생님과 손을 맞잡고 사진을 남겼습니다. 그 짧은 악수 속에 사십 년 교단의 세월이 전해지는 듯했습니다.
특히 마음에 남은 구절은 논어 이인편의 “덕불고 필유린(德不孤 必有隣)” 덕이 있는 이는 외롭지 않으며 반드시 이웃이 있다는 말씀또 하나는 도덕경의 “상선약수(上善若水)” 가장 높은 선은 물과 같아 다투지 않고 낮은 곳으로 흘러 만물을 이롭게 한다는 뜻 만약장을 넘기지 않았다면 그 깊이를 어찌 알았을까요? 먹빛 속에 스민 철학은 한 사람의 삶을 따라 흐르는 물처럼 조용히 세상을 적고 있었습니다.
전시장을 나서는 길, 사모님께서 건네주신 도록 한 권 집으로 돌아와 펼쳐 놓고 한참을 넘기지 못한 채 머물렀습니다.먹향이 다시 피어오르고 보지 못했던 문장들이 새롭게 마음에 새겨질 때 그 짧은 만남이 오래된 인연처럼 따뜻하게 남았습니다. 덕은 외롭지 않고,물은 낮은 곳으로 흐르듯 한 사람의 삶은 그렇게 조용히 세상을 밝히고 있었습니다. 오늘, 그 묵향 속에서 저 또한 한 줄의 다짐을 얻어 돌아왔습니다. 다시한번 축하 드리고 전시회가 성공리에 마무리 짖길 두손 모읍니다. 감사합니다. 채희동/글

'덕불고 필유린(德 不孤必有鄰)' 덕이 있는 사람은 외롭지 않아 반드시 이웃(따르는 사람)이 있다"는 뜻입니다.논어(論語) 이인편(里仁篇)에 나오는 공자의 말씀으로, 평소 덕을 베풀고 바르게 사는 사람에게는 결국 마음을 같이하는 사람들이 모여든다는 의미

'부윤옥 덕윤신' 大學 나오는 말 부(富)는 집을 윤택(潤澤)하게 하고, 덕(德)은 몸을 윤택(潤澤)하게 함. 사무사 “생각에 사사로움이 없는 바른 마음을 일컫는 것. 임금의 마음이 바르면 모든 사물에서 바름을 얻을 것.” 1452년(단종 즉위년) 어린 임금 단종이 ‘사무사’의 뜻을 물었을 때 박팽년이 깔끔하게 정리해준다 <단종실록>


부채골에 여름철 시원함을 느끼게 색상을 넣고 글자를 쓴 글은 특이한 작품입니다. 멋지네요 ^^

이상은 선생님 詩 春雨
悵臥新春白袷衣 (창와신춘백겹의)
白門寥落意多違 (백문요락의다위)
紅樓隔雨相望冷 (홍루격우상망랭)
珠箔飄燈獨自歸 (주박표등독자귀)
遠路應悲春晼晩 (원로응비춘원만)
殘宵猶得夢依稀 (잔소유득몽의희)
玉璫緘札何由達 (옥당함찰하유달)
萬里雲羅一雁飛 (만리운라일안비)
새 봄에 겹옷 입고 쓸쓸히 누웠는데
백문(白門)은 적막하고 많은 추억이 거슬리네
비 너머로 홍루를 바라보니 싸늘해
주렴에 흔들리는 등불 나 혼자 돌아온다
멀리 간 그대는 봄날 저물어가니 응당 슬퍼하리니
새벽녘에 있은 꿈도 어렴풋하구나
옥 귀고리와 편지를 어떻게 전할까
만리 구름 펼쳐진 곳 기러기 한 마리 날아가네

《도덕경》상선약수(上善若水) 8번째 나오는 말로,
上善若水(상선약수) : 가장 훌륭한 것은 물처럼 되는 것이다
水善利萬物而不爭(수선리만물이불쟁) : 물은 만물을 이롭게 하면서도 다투지 아니하고
處衆人之所惡(처중인지소악) : 모두가 싫어하는 곳에 자신을 둔다.
故幾於道(고기어도) : 그러기에 물은 도에 가장 가까운 것이다
居善地(거선지) : 좋은 땅을 골라 거처로 삼고
心善淵(심선연) : 마음은 맑고 깊은 연못을 닮는다.
與善仁(여선인) : 착하고 어진 사람과 사귀고
言善信(언선신) : 말에는 신뢰가 있고
正善治(정선치) : 다스릴 때는 바르게 한다.
事善能(사선능) : 일을 할 때는 최선을 다하고
動善時(동선시) : 때를 가려 움직인다.
夫唯不爭(부유불쟁) : 다투는 일이 없으니
故無尤(고무우) : 허물을 남기지도 않는다.
★"가장 으뜸가는 선(善)은 물과 같다"는 뜻입니다. 물이 만물을 이롭게 하면서도 남과 다투지 않고, 낮은 곳으로 흐르는 겸손함과 유연성을 지닌 것처럼, 억지로 다투지 않고 순리대로 사는 것이 최고의 삶의 태도라는 의미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