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10.13 Monday 20시
근사하게 나이들기
하야시 유키오, 하야시 디카코 부부 著
염혜정 옮김 / 마음산책 (2019.2 출간)
가랑비가 살살 내리던 오후,점심식사를 하고 울산 대공원을 천천히 걸었습니다. 초가을 날씨 속에 우산을 들고 동문에서 남문까지 약 3km를 걸었습니다. 걷는 동안 빗속의 대공원은 고요했고,지관서가라는 카페형 서점에 들렀습니다.커피 향이 가득한 공간에서 나는 우연히 한 권의 책,『근사하게 나이들기』를 펼쳐 들었 습니다.
책장을 넘기자마자 마음이 푹 빠져들어 한동안 빗소리도 잊은 채 읽어내려갔습니다. 이 책은 일본의하야시유키오 ·하야시 디카코 부부가 함께 쓴,‘멋지게 나이드는 법’에 대한 잔잔한 이야기입니다.그들은 나이듦을 부정하지 않고,그 속에서 품위와 멋을 잃지 않는 삶의 태도를 이야기합니다.특히 기억에 남는 문장은 “외출할 때의 옷차림이 곧 나의 태도이며 인생의 자세다.”라는 말이었습니다.
책을 읽으며 문득 주변의 몇 분이 떠올랐습니다. 저의 지인 한 분은 분리수거를 나갈 때조차 편한 슬리퍼 대신 단정한 복장과 신발을 신습니다. 또 다른 분은 등산과 마라톤을 즐기지만,항상 상하의 복장이 깔끔하고 색감이 살아 있으며,머리와 스카프 하나까지 세심하게 조화를 이룹니다. 한여름에도 생활 한복에 포인트 스카프를 매고 운동화까지 의복에 맞춰 신는 그 모습이 참인상적이 었습니다.
그분들을 떠올리며 깨달았습니다.나이 들어감은 곧 나를 표현하는 또 하나의 방식이라는 것을요.단정한 옷차림은 타인에게 예의를 보이는 동시에,스스로를 존중하는 마음의 표현입니다.영업직이 고객을 만날 때 양복을 입는 것처럼, 우리의 겉모습도 결국 내면의 태도를 보여줍니다.책을 덮으며 가을속 나 자신을 바라보았습니다.
세월이 얼굴에 남긴 흔적은 어쩔 수 없지만,그 흔적 속에 따뜻함과 여유를 담아낼 수 있다면 그것이 바로 ‘근사하게 나이드는 것’ 아닐까요.결국 이 책이 전하고자 한 메시지는 ‘젊음을 붙잡는 기술’이 아니라‘자신을 가꾸고 존중하는 마음의 습관’이었습니다.나이듦을 두려워하지 않고, 오히려 삶의 품격으로 바꾸는 것 그것이야말로 가장 멋진 인생의 완성이라 생각합니다.
“젊었을 때 입던 옷이 안 어울려요.” 나이 들면서 자주 하는 말이다. 옷 치수가 맞지 않을뿐더러 색이나 디자인도 어쩐지 너무 과감해 보인다. 그러다 보니 다양한 시도를 하던 젊은 날과는 다르게 낙낙한 치수의 평범한 옷을 걸치게 된다. ‘계속 무미건조한 옷을 입어야 할까?’ 이런 고민에 빠진 어르신을 위한 패션 노하우를 담은 책 <근사하게 나이 들기>를 펴낸 일흔살 동갑내기 하야시 유키오·다카코 부부는 “나이 들었다고 멋에 관심을 두지 않으면 점점 우중충해진다”고 조언한다. 4년 전 이들이 낸 <근사하게 나이 들기>는 당시 일본에서 크게 주목받았다.
40년간 옷을 만들고 판매해 온 하야시 부부는 일본 ‘멋의 도시’ 고베에서 20대뿐만 아니라 70∼80대 노년층도 입을 수 있는 옷을 판매하는 편집숍 ‘퍼머넌트 에이지’를 운영 중이다. 유명 디자이너의 옷보다는 간편하게 입을 수 있는 티셔츠, 바지, 재킷, 가방과 모자 등이 가득하다. 하야시 부부는 “단순한 디자인인데, 얼마든지 멋스럽게 입을 수 있다”며 ‘일상복의 멋’을 부지런히 전파해 왔다. 서면과 전화로 진행한 인터뷰에서 이들은 “옷은 나를 돋보이게 해주는 동반자이자 근사하게 나이 들기 위한 시작”이라고 말했다. 그들이 말하는 근사하게 옷 입는 방법은 뭘까.
질문을 하나 던집니다. 책에서 일상복의 중요함을 강조했는데, 특별한 이유가 있나?
다카코 : 마음에 드는 재킷을 입은 날, 이상하게 자신감이 생겼다. 특정 색의 옷을 입었을 때 기분이 화사해지는 경험도 했다. 내게 잘 맞는 옷을 입는 건 생각보다 의미 있는 일이다. 매일 입는 옷이 생활에 변화를 주고 기운을 북돋워 준다. 남편과 항상 즐겁게 나이 들자고 대화한다. 그러기 위해선 무엇보다 옷에 신경 써야 한다.
유키오 : ‘어차피 옷인데’라는 생각이 들 수 있겠지만, 옷은 자나 깨나 함께하는 나의 일부다. 일상복은 부담스럽지 않게 편히 걸치는 옷이다. 좋은 옷은 삶에 풍요를 가져다준다고 믿는다.
좋은 옷이란 어떤 옷일까?
유키오 : 언제나 편하게 입을 수 있는 옷이다. 반소매, 긴소매 티셔츠와 다양한 색의 바지를 매치해 즐겨 입는다. 다만 목이나 소매 등에 포인트가 있으면 밋밋해 보이지 않고 멋스럽다.다카코 : 나이가 들수록 ‘몸에 잘 맞는 옷’이 좋은 옷이라고 생각한다. 꽉 조이는 옷을 입으면 녹초가 돼 그날은 안색이 안 좋다. 나이가 들수록 자신의 체형에 맞은 사이즈를 파악하는 게 중요하다.






노인 빈곤 문제로 세계가 난리인데 패션이라니, 배부른 이야기 아닐까. 나이 들면 내면의 아름다움에 집중해야 하는 게 아닐까. 부부는 동의하지 않았다. “끼니를 제대로 챙기지 못하는 처지여도 알몸으로 살 순 없지 않나. 나이를 먹으면 누구나 생기를 잃는다. 패션의 도움을 받는 게 해법이 될 수 있다. 일상에 조금씩의 패션을 들여놓는 건 나이가 많든 적든 꼭 필요한 일이다. 나이 들었다고 옷에 무관심해지는 건 너무 슬픈 일이다.”
하야시 부부는 가난하지 않다. 연금에 기대 팍팍하게 사는 노인들과 다르다. 그래서 행복한 건 아닐까. 돈이 없어도 과연 근사하게 나이 들 수 있을까. “노년의 행복에 돈이 필요하다는 건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러나 돈보다 필요한 건 건강이다. 첫째도 둘째도 건강이다. 건강에서 피어나는 웃음이야말로 중요하다. 웃음이 끊이지 않는 일상 안에 노년의 행복이 깃들어 있다.”
‘나이 드는 걸 순순히 받아들이기.’ 하야시 부부가 일러준 근사하게 나이 드는 비결을 요약하자면 그렇다. 노인, 특히 여성 노인이 끔찍해하는 검버섯과 주름과 백발을 다카코씨는 “멋을 위한 무기 3종 세트”라고 부른다. “회색 머리에 염색으로 베이지색을 약간 추가했더니, 빨강, 초록, 보라 같은 선명한 옷과 잘 어울린다. 검은 머리일 때보다 옷의 색을 조합할 수 있는 폭이 넓어졌다. 밝은 나를 표현하고 근사한 인상을 주는 건 옷 연출법과 행동이다. 검버섯, 주름, 백발, 다 괜찮다. ‘약간 귀여운 할머니’가 되기 위한 요소라면!”
하야시 부부는 언젠가는 정말로 은퇴해야 한다는 걸 잘 안다. ‘은퇴하고 훌훌 떠나면 그만’이라고 생각하는 건 부부의 스타일이 아니다. 부부는 늘 다음 세대를 걱정한다. “우리 나이가 되었을 때 꼭 해야 하는 일이 있다. 다음 세대로 바통 터치 하는 일이다. 지금까지 우리가 해온 일이 다음 세대에 도움이 된다면, 그보다 기쁜 일은 없을 것이다. 이를테면 이렇게 생각해 준다면 감개무량이다. ‘할아버지 할머니, 기대 이상이네요. 당신들이 가능했다면, 우리도 열심히 할 생각입니다.’”
◇ 하야시 부부의 노년 패션 팁
‘근사하게 나이 들기’에 나오는 하야시 부부의 패션 조언. ‘갑자기 패셔니스타가 되는 법’보다는 ‘촌스러워지지 않는 법’에 가깝다.
① 시대 감각은 작은 디테일로 표현된다. 지금을 어필하면서 나만의 스타일을 갖기 위해서는 사소한 디테일에 까다로워지자. 사소함이 즐겁다. ② 케케묵은 것을 남겨두면 멋에서 멀어질 뿐이다. 갖고 있으면 입게 된다. 멋이라는 벽에 부딪혔다면 입지 않는 옷부터 버려라.③ 서양식 옷과 친하게 지내려면 자신의 신체적 약점부터 알아야 한다. 약점을 보완하는 비법을 축적하는 것이야말로 균형 있는 옷차림을 가능하게 한다.
④ 무슨 일이 있어도 꼭 갖춰야 하는 색은 흰색이다. 팔방미인 색이어서 다른 색과 짝이 되면 분위기가 확 변한다. 단, 무명색이나 크림색이 아닌 순백색이어야 한다. 흰색 티셔츠만은 매년 새것으로 바꿔 입자.⑤ 데님 바지는 캐주얼한 연출에 빼놓을 수 없다. 심하게 탈색하거나 찢은 데님은 금물. 어른이라면 원 워시(풀 먹인 데님을 한 번만 헹구는 것) 데님 정도까지만 괜찮다.
이 팀만 잘 숙지 한다해도 나이들어도 보기 좋게 늙어 가는 모습이다.
하지만 옷만 잘 입는다고 행복 하진 않타 수수하게 간결하게 자기 체형과 궁합에 맞게 입고 잘 어울리면 된다. 옷을 잘만 입으면 굼지은 않다. 그렇다고 양복만 입고 너무 표 나게 옷을 입어면 그것도 꼴 볼견이다.
오늘 울산대공원에서 책 잘 읽고 차 한잔 잘 마시고 하루 잘 때웠습니다.
감사합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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