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3.인맥(人脈)/▶기도와 산사(卍)

통도사/극락암

by 사니조아~ 2025. 9. 25.

25.9.25

통도사 극락암에서 기도 후 들은 경봉스님 이야기는 참으로 깊은 생각을 줍니다. 마치 불기(佛器)를 닦는 날이라 삼삼오오 모여서 부처님 앞에 놓는 모든 용기를 광이 반짝 반짝하게 닦더구요.특별한 날을 잡아서 하는건 아니고 저도 좀 그들었습니다. 극락암은 통도사의 여러 암자 중에서도 아늑하고 수행하기 좋은 도량인데, 이곳에서 경봉스님에 대한 역사와 상좌(제자)들의 일화를 접하니 불교의 맥이 어떻게 이어져왔는지를 더 생생히 느낄 수 있었습니다.

경봉스님은 1892년에 태어나 한국 불교계의 큰 어른으로서 평생을 선(禪)과 교화에 헌신하신 분입니다. 특히 통도사와 해인사 등 여러 도량에서 후학을 지도하시며 ‘수좌들의 스승’이라는 별칭으로도 불렸습니다. 스님은 늘 검소(儉素)함을 몸소 실천하시고, 상좌들에게도 생활 속에서 번뇌를 끊고 본래 마음을 찾는 길을 가르치셨습니다.

상좌이야기 가운데 인상적인 것은, 스승께서는 제자들에게 번듯한 말보다 늘 행(行)으로 보이셨다는 점입니다. 새벽예불, 밥상머리, 심지어는 방을 청소하고 그릇을 닦는 일에서도 한결같이 수행자의 자세를 잃지 않으셨다고 합니다. 그런 모습을 본 제자들은 자연스레 마음을 다잡고 ‘스님처럼 살아야겠다’는 큰 서원을 세웠다는 일화도 전해졌습니다.

경봉스님이 우리 불교에 공헌하신 바는 참으로 큽니다. 불교가 사회적 어려움과 시대적 변화를 겪는 동안에도, 스님은 출가수행자들에게 참선의 본뜻을 일깨우고, 재가불자들에게는 불법의 뿌리를 잊지 말라고 강조하셨습니다. 덕분에 한국불교의 정통 선맥이 흔들림 없이 이어지고 오늘에 이르렀다는 이야기를 들으며, 그분의 원력과 자비심을 다시금 느낄 수 있었습니다.

기도를 마치고 극락암 마당에 서니, 가을빛에 물든 산자락과 메밀꽃의 순백한 향기가 마음을 더욱 맑게 씻어주었습니다. 경봉스님의 삶과 가르침처럼, 우리도 일상에서 작은 수행을 이어가며 본래의 마음을 지켜야겠다는 다짐이 절로 생겼습니다. 🙏


                                                                                      여시문 

 

 

'3.인맥(人脈) > ▶기도와 산사(卍)' 카테고리의 다른 글

동학사/갑사  (0) 2025.10.12
수덕사/마곡사  (1) 2025.10.11
비로암/북극전  (0) 2025.09.25
봉암사 극락전(極樂殿)  (4) 2025.08.30
사리암(邪離庵)  (1) 2025.08.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