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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여정(旅情)/▷문화예술(藝術)

프라하와 '팔려간 신부'

by 사니조아~ 2024. 8. 2.

일시 : 2017.5.11
[황지원의 오페라와 도시] 프라하와 '팔려간 신부'
제목 : 매년 5월 '맥주 합창' 울려 퍼지는 낭만의 도시

체코 수도 프라하를 관통하며 흐르는 강의 이름은 블타바(Vltava)다. 후손들은 이 강 주변 풍광을

 완벽히 보존하기 위해 카렐교를 비롯해 최소의 다리만을 그 위에 걸었다. 덕분에 지금도 프라하의

 강변 풍경은 고즈넉한 신비와 숨 막히는 낭만으로 가득 차 있다.

이 아름다운 강을 소재로 삼은 클래식 명곡이 하나 있다. 체코의 민족주의 음악가 스메타나(1824~1884)

가 쓴 관현악곡 '블타바'다. 애국적 교향시 '나의 조국' 두 번째에 등장하는 음악으로, 우리에게는

독일식 표기인 '몰다우'로 더 유명했다.

프라하에서는 매년 5월이면 이 음악을 들을 수 있다. 프라하 5월 음악제의 개막 콘서트 때 언제나

이 곡이 연주되기 때문이다. 음악제는 작곡가 스메타나의 기일에 맞춰 매년 5월 12일 시작되는데,

 올해는 거장 다니엘 바렌보임(75)이 지휘하는 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가 이 곡을 연주하기로

해 더욱 큰 기대를 모으고 있다.

스메타나 시대 체코는 오스트리아 제국의 식민 지배에 시달리고 있었다. 열렬한 민족주의자였던

 그는 체코 민족의 빛나는 기상과 유구한 문화 전통을 만방에 과시하고자 체코어로 된 오페라를

연이어 발표했다. 그중 지금까지 전 세계적 인기를 누리며 널리 공연되는 작품은 희극 오페라인

 '팔려간 신부'가 유일하다.

오페라는 체코 서부 보헤미아의 시골 마을이 배경이다. 예니크와 마렌카는 오래전부터 서로

사랑하는 사이로 결혼을 마음에 두고 있다. 그런데 마렌카의 아버지가 예전에 써 준 차용증서

 한 장이 문제가 된다. 돈을 갚지 못하면 거액을 마련해준 대지주 미하의 아들과 마렌카를

 결혼시킨다는 내용이다. 오페라는 10년 만에 나타난 미하가 갑자기 계약서를 들이밀며

 어리숙한 아들 바셰크와 마렌카의 결혼식을 밀어붙이면서 시작된다.

장엄한 영웅 서사시는 아니지만 작품 곳곳에 조국애와 민족 문화에 대한 애정이 넘쳐 흐른다.

 음악은 시종일관 보헤미아의 흥겨운 민속 춤곡인 폴카(Polka)와 푸리안트(Furiant) 사이를

 오가며 질주하고, 장면마다 전통 세시 풍습과 그곳 사람들의 소박하면서도 푸근한 인정을

흥겹게 묘사해 절로 미소 짓게 한다.

가장 멋진 장면은 2막에 등장하는 '맥주 합창'이다. 마을 회관으로 모여든 남정네들이

맥주잔을 산처럼 쌓아놓고는 이 마을에 비전(祕傳)으로 내려오는 가정식 수제 맥주를

몇 드럼통씩 들고 와서는 나눠 마신다. 얼큰하게 취한 그들이 부르는 합창은 오페라

역사상 전무후무한 '맥주' 권주가다. "이보게, 마시고 또 들이켜세! 맥주는 신(神)이

주신 최고의 선물이니까!"

체코는 맥주의 나라다. 1인당 맥주 소비량은 부동의 세계 1위이며, 세계 최초로 맥주

양조법을 기록하고 체계화한 나라이기도 하다. 라거식 맥주를 처음 생산한 곳도

 여기다. 지금도 프라하 시내 한복판에는 1499년 개업한 옛날 맥줏집이 수많은 단골을

 상대로 성업 중이다. 스메타나의 아버지 또한 맥주 양조장에서 일하던 맥주 장인이었다고

 하니 스메타나 또한 맥주에 대한 조예가 깊었을 것이다.

예니크와 마렌카의 꼬여 가던 애정 전선은 뜻밖의 반전으로 즐겁게 마무리된다.

 알고 보니 예니크가 지주 미하의 숨겨둔 아들이었던 것. 계약서상 분명 '미하의

아들'이면 결혼할 수 있다고 되어 있으니 예니크는 이제 당당히 마렌카와 결혼식을

올리게 된다. 들꽃이 흐드러지게 피어난 보헤미아의 봄날을 배경으로 아름다운

한 쌍의 커플이 이렇게 탄생한다.

스메타나의 음악에는 언제나 따뜻하고 기분 좋은 온기가 흐른다. 보헤미아의 짙은

녹음이 주는 편안한 안식과도 무척이나 닮아 있다. 프라하의 맥주 또한 황금빛 거품과

 부드러운 목 넘김으로 유명하지 않던가. 그 속에는 사람들 마음을 따뜻하게 쓰다듬어

 주는 특별한 그 무엇이 존재한다. 지금이라도 뭉근한 체코 맥주 한 잔과 함께 스메타나의

 오페라를 들어보자. 이보다 더 멋진 봄날은 존재하지 않으리라

[출처] 본 기사는 조선닷컴에서 작성된 기사 입니다 2017.5.11

오페라 ‘팔려간 신부’는 체코의 베드르지흐 스메타나가 작곡한 오페라 중 가장 널리 알려진 작품이다. 이 작품은 체코의 가장 대중적인 민족 오페라이기도 하다. 스메타나는 ‘팔려간 신부’를 작곡을 시작한 지 3년 만인 1866년에 완성해 초연을 직접 지휘할 정도로 공을 들였다. 스메타나는 이후에도 새로운 아리아를 도입하는 등 많은 수정을 거쳐 1870년 3막의 작품으로 완성했다.

♬ 1막 = 체코의 한 마을. 마을에서 열린 축제에 모두가 흥겨워한다. 하지만 아름다운 여인 마렌카는 고민에 빠져 있다. 그녀가 사랑하는 젊은 청년 때문이다. 몇 년 전 일자리를 찾아 마을에 나타난 예니크는 가난한 데다 어디 출신인지도 알려져 있지 않은 인물이다.

두 사람은 서로를 사랑하지만 마렌카의 부모는 가난한 예니크가 못마땅하기만 하다. 이를 알고 있는 마을의 중매쟁이 케칼이 마렌카의 부모에게 부유한 가정의 바섹을 소개한다. 그는 다른 마을의 부자 토비아스 미샤의 둘째 아들이다. 하지만 예니크를 사랑하는 마렌카는 바섹을 소개받는 걸 거부한다.

♬ 2막 = 바섹이 마렌카를 만나기 위해 마을로 찾아온다. 그는 마렌카를 보고 한눈에 반해 버린다. 하지만 마렌카는 바섹에게 자신은 사랑하는 사람이 있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나와의 결혼을 강행하면 당신을 죽일 수도 있다”며 엄포를 놓는다. 바섹은 자신을 포기하라는 마렌카의 말에 속아 다른 여자와 결혼하겠다고 맹세한다.

그 무렵, 중매쟁이 케칼이 예니크를 찾아가 마렌카를 포기하라고 말한다. 케칼은 그에게 마렌카와 헤어지면 큰돈을 주겠다고 설득한다. 끝까지 버티던 예니크는 마렌카의 시아버지가 될 사람이 부자인 토비아스 미샤인 것을 알고 마음을 바꾼다. 그는 케칼이 주는 돈을 받으면서 마렌카가 반드시 토비아스 미샤의 아들과 결혼해야 한다는 조건을 계약서에 명시해야 한다고 말한다. 케칼은 예니크의 말대로 하겠다고 약속하며 계약서에 서명한다.

♬ 3막 = 마렌카와의 결혼을 포기한 바섹은 마을에 도착한 곡예단의 무용수 에스메랄다와 사랑에 빠진다. 그때 갑자기 화가 잔뜩 난 마렌카가 도착해 바섹과 결혼하겠다고 선언한다. 예니크가 돈을 받고 자신을 팔았다는 사실을 알았기 때문이다. 마렌카와 바섹의 결혼을 성사시키고 싶었던 케칼은 양가 부모를 불러 담판을 짓기로 한다. 케칼은 두 사람의 결혼을 중매해 수수료를 두둑하게 챙길 생각뿐이다.

마렌카와 바섹의 부모가 한자리에 모이고, 그 자리에 예니크가 나타난다. 그러자 그가 왜 마렌카를 팔면서 토비아스 미샤의 아들과 결혼해야 한다는 조건을 걸었는지 밝혀진다. 사실 예니크는 토비아스 부부가 잃어버린 첫째 아들이었다. 영리한 예니크가 중매로 돈을 챙기려는 케칼을 골탕 먹인 것이다. 예니크는 케칼이 서명한 계약서를 보여준다. 그리고 마렌카를 토비아스의 아들과 결혼시킨다는 계약서의 내용대로 그녀와 결혼식을 올린다.

김현정 체칠리아 성악가 (소프라노)

출처 : 더스쿠프(https://www.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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