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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여정(旅情)/▷문화예술(藝術)

15년 조선일보 신춘문예 당선작 '시'

by 사니조아~ 2024. 7. 9.

임대 희망아파트 창과 창 사이에
새 한 마리가 끼어든다.
부리가 서서히 거뭇해지는 앞면,
발버둥치는 뒷면이 엉겨 붙는다

앞면과 뒷면이 없는 죽음이
가끔씩 날선 바람으로 층계를 도려내고
접근금지 테이프가 각질처럼 붙어있다
얼굴과 얼굴이 마주할 때 내 면을 볼 수 없고 네 면을 볼 수 있다 반복과 소음이 삐뚤하게 담쟁이 꽃으로 피어나고 균형을 유지하는 면, 과 면이 맞닿아 있다

어제는 누군가 엿듣고 있는 것 같다고
사다리차가 담쟁이들을 베어버렸다
삐져나온 철근 줄이 담쟁이와 이어져 있고

밤마다 우리는 벽으로 발바닥을 악착같이 붙인다
맞닿은 곳으로 담쟁이의 발과 발
한 면으로 모여들고 있다

[당선 소감]

가슴속 마지막 흰 눈…
한 알 한 알 잊지 않고 꼭 먹겠습니다


[출처] 본 기사는 조선닷컴에서 작성된 기사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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