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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산정(山情)/▶겨울 (冬) 산행

고헌산(1,035m) QSO

by 사니조아~ 2026. 2. 6.

26.2.5
'입춘을 지나 고헌산 에서다' 
입춘을 지나, 고헌산에서 그토록 매서웠던 추위가 물러나고 입춘을 막 넘기자 산은 거짓말처럼 온기를 내어주었다. 등산화를 신기엔 더없이 고마운 날이었다.  소호령 언저리에 차를 세우고 천천히 고헌산으로 발을 옮긴다. 영남알프스 7봉을 잇는 등산객들의 발자국이 먼지처럼 희미하게 능선을 덮고 있다. 나는 늘 홀로 오른다. 누구를 맞추거나 기다릴 필요 없이 내 호흡, 내 근기에 맞춰 걷는 자유가 좋다.  속도는 조금 느려 보일지 모르지만 한 번도 쉬지 않고 오르는 습관 덕분에 정상에서는 늘 큰 차이 없이 서 있다.

멀리 문복산의 능선이 흐르고 가지산, 능동산이 차례로 이어진다. 코끼리바위 아래로는 소호령 산자락을 따라 전원주택들이 오와 열을 맞추듯 줄지어 서 있다. 이 겨울 바람을 견뎌내며 살아가려면 그 또한 고단한 산행이었으리라. 1시간 20분, 나는 고헌산 정상에 선다. 주말이면 울주군의 산객들로 붐비는 이곳, 2026년 영남알프스 7봉 첫 산행이다.  요즘 고헌산 서봉이 1,035m로 정상석보다 높다는  국토지리원의 이야기가 자주 오르내린다.

눈으로 보아도 고개가 끄덕여진다. 1,033m, 1,034m, 1,035m… 각기 다른 표지석들이 저마다의 수치를 말하니 찾아오는 이들의 발걸음엔 작지 않은 혼선이 남을 듯하다. 정상은 하나면 충분하지 않을까. 크고 작음을 떠나 하나의 정상석, 하나의 목소리 글자체 또한 시민의 감각을 담아 함께 공감할 수 있다면 더 좋겠다.  지리산 천왕봉처럼, 덕유산과 설악산 대청봉처럼  정상석은 말이 없다. 그래서 더 많은 이야기를 남긴다.

각자의 포지션에서 저마다의 시그널을 남기며 사람들은 하산하고 나 역시 오랜만에 오른 고헌산을 바라보다 잠시 망상(妄想)에 잠긴다. 고헌산 언저리 어딘가엔  HL5UBZ 국장님이 계시다. QRP 장비를 펼쳐  총 다섯 국과 교신을 나눈다. 대전의 FYA,  대구의 ZXE,울산의 SQS,  창녕의 OKO  짧은 교신 속에서도 산정상 과 사람은 이어진다.  고헌산은 오늘도 그렇게 말없이 서서 사람의 호흡과 전파와  계절의 변화를 받아 안는다. 하산 하는 길 평택에서 온신 76세 되시는 분과 숨을 몰아 치며 오길래 내가 먼저 말을 걸었다. 새벽5시에 출발 왕복 700KM 운전하며 영축산, 신불산, 고헌산을 찍을 각오로 오르고 있다며 이마엔 땀 방울이 연신 묻어 온다. 안전하게 잘 다녀 가시라 하고 난 하산 했다.   

ㅅ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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