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성산 922m QSO

일시 : 2016.9.4 11:00
제목 : 천성상 정산교신
준비물 : 아이콤 2720 /battary 13.2V  15A
얀테나 / NR-22L 안테나 / 케이블 / 지선/ 파이프4.5M 

하늘은 참 많은 이야기를 품고 있네요.
높고, 무겁고, 때론 웃으며 바람을 몰고 오고,
뭉개구름은 멀리서도 누군가를 실어 오듯 흘러갑니다.

그 속에서 오랜 친구는 산을 넘어 날아오고,
안주도 없는 술자리에선 마음이 더 큰 안주가 되어주네요.
가볍게 날아왔다가 술값도 계산 않고 사라지는 그 모습이,
참 친구다운 자유로움으로 다가옵니다.

잠자리 한 마리조차도,세상 돌아가는 걸 모른 채 가느다란
안테나 위에 내려앉아 이슬 한 방울로 세상을 채우고 있네요.  그 모습에 우리네 삶도 투영됩니다.

오늘은 특별히 DS3CNX 김동욱OM님과의 첫 교신,
삿갓봉에서 5W의 작고 소박한 신호가 먼 곳까지 닿았다는
건 기술을 넘어선 사람 간의 연결, 마음의 전파가 있었기
때문이겠지요.

신호 59, 단순한 숫자가 아니라 그 안에 깊은 공감이
실려 있었습니다. 그리고 천성산. 원효대사의 설화와 지율스님의 단식투쟁 이야기까지, 그 산이 품고 있는 무게와 가치를 새삼느낍니다
.
화엄벌의 그 깊은 뜻이 오늘에도 여전히 이어지고
있음을, 글을 통해 다시금 되새기게 됩니다.

맛도 없고, 색도 없고, 크기도 없는 전파. 그러나 그
안엔 사람의 온기와 기쁨, 슬픔이 실려 날아갑니다.
오늘 당신이 보내준 이 글도, 마치 전파처럼 제 마음에 조용히 닿았습니다.

감사합니다.
그리고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