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9.23 월요일
올해는 유난히도 덥다 못해 습도가
너무 높아 근교산행 마저도 못 했다.
난 이 무더위와 습도가 12월까지
가는 줄 알았다.
A/C 냉방기 없이는 잠을 이룰수도 없고
PC테스탑에 앉아서 글을 쓸 수도 없었다.
HF 단파교신을 하려면 고 난도의 집중을
해야 하는데 선풍기 의존 하는 더위가 도를
넘었다.
무더웠던 추석이 지나고 한 두 차례 많은 비가
내렸다. 비가 그친 후 웬걸, 날씨가 한결 시원해 졌다.
이제 가을이다.
가을이 오면 작년 겨울부터 봄, 여름을 지나 지금까지의
한해살이가 맨얼굴처럼 고스란히 드러나 스스로의
모습을 마무리 하고픈 내면의 상념에 빠져 든다.
거둬들이는 결실을 가늠하진 않더라도 한 번쯤
반추해보고 싶은 가을, 그래서일까, 어느 때보다
마음이 공허해지기도 하고 쓸쓸하다.
밝고 환한 바깥픙경이 수채화처럼 청명하고
가벼워져 갑자기 높다란 하늘로 풍선처럼
둥실 떠 오를 것 같아, 내다보는 시선의 각도를
한층 발돋움해 보며 참 공기가 맑다는 평범한
수식어를 오랜만에 써 본다.
이젠 내가 보기에도 남루해 보이는 자화상이지만
이 가을볕에 말갛게 헹구고 주름진 얼굴로
웃어 보고 싶다.
아직 빛 고운 여름꽃이 한창이고 잠자리떼의
비행이 자유롭다.
초가을로 가는 들녘은 서서히 녹빛을 잃어가고
그늘이 짙다. 먼 산을 쳐다보다가 슬몃 회상의
날개를 펴며 잊혀져 가는 그리운 얼굴들을
떠올리는데 그 모습들이 흐릿하니 가시거리가
아득하기만 하다.
"차 한 잔 하실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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