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1.19 (금)
◆옥석구분玉石區分and옥석구분玉石俱焚
한자와 함께하는 인문학
프랑스 철학자 장 폴 사르트르는 “인생은 B와 D 사이의 C이다”고 했습니다. 출생(Birth)과 죽음(Death) 사이에서 선택(Choice)하는 것이 인생이라는 뜻입니다. 살다 보면 선택(選擇)의 기로에 설 때가 많습니다. 가령 식당에 갔을 때 뭘 먹을까부터 인생의 반려자를 선택할 때까지 숱한 선택의 순간을 맞이합니다. 선택은 다른 것을 포기(抛棄)하는 것입니다. 그러니 크고작은 고민이 수반(隨伴)될 수 밖에 없습니다.
우리는 ‘옥석구분’이란 말을 종종 씁니다. 그런데 발음은 같지만 두 가지가 있습니다. 원래 이 말은 <서경>이라는 책에 실린 “화염곤강옥석구분(火焰昆岡玉石俱焚)”에서 나왔습니다. “곤산에 불이 나면 옥과 돌이 함께 탄다”는 뜻이지요. 이는 미악(美惡)이나 선악(善惡)을 가리지 않고 벌을 주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럴 경우 억울한 사람이 많기 마련입니다. 지금도 이와 유사한 사례가 많을 것입니다.
또 다른 옥석구분은 ‘玉石區分’입니다. ‘옥과 돌을 구분한다’는 의미입니다. 아마 일반적으로 ‘옥석구분’이라고 할 때는 이런 의미로 쓰지 않을까 싶습니다.
“옥에 흙이 묻어 길가에 버렸으니, 오는 이 가는 이 다 흙만 여기도다. 두어라 흙이라 한들 흙일 리가 있으랴.” 윤두서라는 분이 쓴 시조(時調)입니다. 학창시절에 배웠던 기억이 있을 것입니다. 玉石區分을 못하는 세태를 꼬집은 글이 아닐까 싶습니다.
옥석구분(玉石俱焚)이 없어야 좋은 사회가 됩니다. 그리고 옥석구분(玉石區分)은 잘 해야 좋은 삶을 살 수 있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지혜로운 안목(慧眼)을 가져야겠지요. ‘한자와 함께하는 인문학’의 목적도 이 때문입니다. 李 一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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