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7.8
전국으로 장마전선이 걸쳐진 칠월이다.
장맛비가 오고 가기는 해도 호우 피해가 있는 타지역과는 달리 이곳 울산은 아직 이렇다 할 큰비는 없이 소강상태를 보이고 있다.
모레 오후부터 비가 시작된다는 아침 일기예보를 확인한 후 배낭을 메고 산행길을 나선다.
무더운 여름이지만 빈둥거리는 무료한 하루가 싫어 나서는 근교 산행으로, 숲에 들면 우기의 여름산은 청량감으로 더욱 짙어진 초록의 숲과 시원한 바람과 산그늘의 너른 품을 내어 준다.
초록의 절정은 평화와 묵상이다.
인적 드문 편안한 산길로 들어서니 싱그런 숲속으로 산그늘과 햇살이 지날적마다 찬란히 비쳐드는 햇살에 나뭇잎들의 잎맥이 손금처럼 드러나며 살아 숨쉬는 건강한 녹색의 세상를 보여준다.
나무 벤치 하나를 전세내듯 차지하고 반듯하게 누워 배낭을 베개삼아 베고 잠깐 푸른 오수를 즐기다 눈을 뜨니 정신이 맑아져 파아란 하늘을 올려다 본다.
한점으로 모아진 오목렌즈의 촛점처럼 나무숲 사이로 새벽별같은 한줄기의 빛이 쏟아져 들어온다.
살랑거리는 작은 나뭇잎들의 나부낌이 더없이 고요하고 평화롭다.
넓다란 활엽수의 떡갈나무 잎이나 후박나무 이파리는 묵직하니 흔들림도 없다.
숲의 온유하고 고요로운 정적감이 저절로 푸른 명상에 들게 한다.
지금 무슨 생각이 필요하랴.
모처럼 누운 산속의 딱딱한 나무 벤치가 요람처럼 아늑하다.
햇살이 비스듬히 부챗살처럼 펼쳐드는 숲의 안쪽을 벗어나면 밖은 끓어오르는 지열로 무더운 여름 한낮이다.
성장판이 닫혀진 칠월의 푸른 숲은 깊고 울울창창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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