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11.1
제목 : 낙엽귀근(落葉歸根)
단풍이 더는가 싶더니
벌써 낙엽 지는 소리가 바스락 그린다.
낙엽 깔린 늦가을을 걷는다.
단풍잎 떨어지면 낙엽이라는 이름으로 바뀐다.
이제 모든 것과의 인연을 끊고 이별식을 치른다.
이때부터는 살아있는 나무도, 예쁜 단풍도 마지막 잎새도 아니다.
‘낙엽귀근’이라 ‘뿌리에서 생긴 잎은 다시 뿌리로 가야 한다’ 하지만
한자 네 글자의 편한 해석을 뿐이다.
낙엽 뿐만이 아니다.
모든 생명은 죽으면 곰팡이가 달려든 서식지가 될 뿐이다.
윤회(輪廻)라고 설법하는 것도 소설과 시를 엄숙하고 무게
있게 쓰기 위해 데려고 온 단어에 불과하다.
살아있는 모든 것은 죽으면 그만이고 무(無) 와 공(空)으로
돌아간다.
11월에 떨어진 낙엽에서 한 겨울에 살아 남으려는 나무의
단호한 결단을 본다.
노목은 겨울에 먹을 것이 부족함을 알고 모든 잎새를
유언도 없이 바람결에 우수수 떨어지는 모습은 쓸쓸하다.
우리 인생도 ‘낙화갱대(落花更待)는 명년춘(明年春)’라고
했는데 우리 인생도 떨어지는 낙엽 처럼, 새 봄이 되면
싹이 트고 새봄을 땅속에서 내구력을 다지고 있을 것이다.
등산 중에 산길에 깔린 낙엽 한 잎에서도 모든 잎새를 유언도
없이 바람속에 우수수 떨어진다..
산을 오를 때 산길에 깔린 낙엽은 한 잎에도 냉혹한 생존의
깊은 뜻을 생각한다.
이 가을은 읍참마속(泣斬馬謖)의 결절이고, 노목의 마음을 달래는
잎새를 털어버린 불어오는 그 바람의 고뇌를 듣는 계절이다.
떨어진 낙엽이 불어오는 바람에 산산이 흩어진다
무릎까지 수북이 쌓인 낙엽을 밟는다..
발 아래에서 바스락 거리는 소리는 정말 정겹다.
그곳에 등산 의자 펼 처 놓고 미니 음향기기에 들려 나오는 멜로디는
가을 분위기 내가 봐도 멋지다. 최근 타개한 ‘이동원 향수’ 를
들으며 차 한잔은 일품이다.
행복충전소가 바로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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