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시 : 2021.3.23(화) 11:00
대상 : 깽깽이 풀
봄결이 깊어질수록 뜨락의 색깔이 짙어진다.
산철쭉 그늘이 드리운 반음지에서 연잎 모양의
잎사귀가 눈길을 끈다.
진초록으로 두른 이파리가 철옹성 모양이다.
내밀한 속살이 보일까 봐 겹겹이 두른 녹색
방패로 가려져 있다.
어쩜 인간의 발길을 거부하는 신성한 소도처럼
자신만의 영역을 차지하며 자리 잡고 있는
듯 보인다.
함부로 범접할 수 없는 금원(禁苑) 같이 느껴지기에
더욱 속이 궁금하다. 강렬한 호기심을 유발하며
눈길을 머물게 하는 녹색식물은 뿌리가 황색이라
황련이라 부르는 깽깽이풀이다.
깽깽이풀의 잎사귀는 연잎을 닮아있다. 봄비 내린 뒤
잎에 물방울을 담고 있는 모습은 영락없는 연잎이다.
또 어찌 보면 깽깽이(바이올린)를 옆으로 뉜 모습
같기도 하고, 예전에 여인네들이 규방에서 사용하던
실패를 닮은 듯도 하다.
꽃이 질 때쯤 잎이 오르며 검붉은색으로 자라다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점점 진초록으로 변한다.
이즈음에 긴 꽃대는 밀물 때 갯벌이 잠기듯 연잎
사이로 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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