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알아주는 사람
24.1.25
지우(知友) 지기(知己) 지란지교(芝蘭之交) 죽마고우(竹馬故友) 지음(知音) 절현(絶絃) 막역지우(莫逆之友)~. 친구나 우정을 나타내는 표현이 참 많습니다. 그만큼 중요하기 때문이겠지요. 함석헌 님의 <그 사람을 가졌는가>란 시를 읽어보면 친구 사이의 숭고(崇高)함까지 느껴집니다.
관포지교(管鮑之交)란 말도 있습니다. 직역하면 ‘관중(管仲)과 포숙아(鮑叔牙)의 사귐’이라는 뜻입니다. 여기에는 좀 긴 사연이 있습니다. 둘은 제(齊) 나라 사람입니다. 젊었을 적부터 사귀었던 두 사람은 나중에 불가피(不可避)하게 정치적인 대립 관계로까지 가게 됩니다. 참고로 제나라의 시조는 우리가 잘 아는 강태공(姜太公=呂尙)입니다.
최후 승자가 된 환공(桓公, 이름 小白)의 편에 섰던 포숙아가 환공에게 “관중을 재상에 앉히십시오”라고 합니다.
환공은 “아니, 그 놈은 나를 죽이려고 했는데 어찌~” 하며 거부했습니다. 실제로 관중은 소백이 임금 자리에 오르기 전, 활을 쏘아 혁대를 맞추어 극적으로 살았습니다. 그러자 포숙아는 “제(齊)나라만 다스리려면 저를 기용하면 됩니다. 하지만 천하(天下)를 경영하시려면 저보다 능력이 뛰어난 관중을 쓰야 합니다”며 설득을 했습니다. 결국 환공은 관중을 재상(宰相)으로 기용해 첫 춘추오패(春秋五霸 : 춘추시대 다섯 패자)가 됩니다. 관중은 역대 재상들 중에서 가장 뛰어난 사람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참고로 환공의 말년은 비참합니다. 먼저 죽은 관중의 충언을 듣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위기에 처했던 자신을 강대국의 재상으로 천거(薦擧)한 포숙아에 대해 관중은 이런 말을 합니다. “생아자부모 지아자포숙(生我者父母 知我者鮑叔)” 즉 “나를 낳은 분은 부모님이지만, 나를 알아준 사람은 포숙아다”고. 포숙아 같은 친구 한 명만 있어도 살 살았다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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