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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인맥(My net work)/현대차42年(幸)

송상호 차사랑

by 사니조아~ 2024. 6. 29.

24.06.26

끊임없이 변화하는 자연의 모습을 보면 아름다움을 넘어 경이롭다는 생각이 든다.
저마다 가진 생명력을 때를 놓치지 않고 한껏 발산하며 푸르름을 더한 산과 들은
이미 풍요롭다.



시시각각 변하지만 절기에 맞춰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움직이는 세상을 보면 누군가
지령을 내리고 계절의 마음을 전하기 위해 보이지 않는 배달부가 있다고 쓴 어느
시인의 말에 부합되는 듯하다.


특히 꽃 피는 봄과 열매 맺는 가을의 배달부는 어느 때보다 바삐 움직여야 될 것
같다. 작약이 지면 장미꽃을 피우고 장미가 지면 수국을, 순서대로 호명하며
계절에 어울리는 꽃을 피운다. 빠르게 진행되는 계절의 시간을 놓치면
곤란하기에 정신없이 허둥대지만 결국 다 해내고 마는 모습에 감탄하며
응원하게 된다.


자연과 달리 허무의 꽃을 피우려는 사람들을 안타깝게 바라보고 자연의
마음으로 세상 사람들에게 다가가 사람 볕을 내어주며 사랑과 행복을 넉넉히
채우는 송상호 전통차 전문가를 지난 17일 남구 소재 한 카페에서 만났다.
감물을 들인 계량 한복을 곱게 차려 입은 그의 모습에서 전통문화를 아끼고
계승하려는 모습이 엿보였다.


충북 보은이 고향인 송상호 선생은 1984년 현대자동차에 입사하면서
울산이 제2의 고향이 되었고 변방의 소외된 곳을 찾아다니며 따뜻한
마음을 나누고 있다.

초등학교 4학년 때 인천으로 학교를 옮긴 그는 낯선 곳에서 홀로 하숙하며
신문배달을 했다. 배달을 하고 남은 신문을 인근의 사찰에 전달하면서
어릴 때부터 자연스럽게 전통차와 인연이 깊어졌다. 학교 친구들은
타지에서 온 그를 이방인처럼 멀리했지만 오히려 친구들을 사찰에 데려가
스님이 우려낸 차 한 잔을 같이 마시면서 우정을 더욱 돈독하게 만들었다.


■茶는 나의 생명수

“언젠가부터 차는 나의 생명수가 되었다”며 “하루도 차를 마시지 않으면
살아 있는 것 같지 않다”면서 “혈관을 따라 흐르는 소중한 신체의
일부가 되었다”고 말했다.

전통차 중에서 연꽃 차를 가장 좋아하고 연꽃 차를 마시면 혈관에서
심장으로 흐르는 파장이 느껴진다”면서 “이 세상 하직하는 날도 연차를
마시며 끝맺음 하고 싶다”고 연꽃차에 대한 선명한 애정을 밝혔다.


“차의 싱그러움과 상큼함으로 다가오는 첫 느낌이 황홀하다”면서
“신맛, 단맛, 쓴맛, 짠맛, 고소함까지 오감을 자극하는 신비로운 차 맛으로
행복한 삶을 살아가고 있다”며 차 한 잔의 의미를 되새겼다.


7년 전 담낭암 수술을 하고 입원했을 때 병실에서 보이차
한잔을 우려 마시고 있는데 회진을 온 의사가 그 향을 맡고
깜짝 놀라며 집에 있는 보이차를 모두 들고 와 품평해달라는
제안을 했다는 에피소드를 전했다. 그는 쓸 만한 차가 하나도
없다면서 가져온 차를 모두 쓰레기통에 버린 기억을 떠올렸다.


1872년 이연호, 1903년 동순상, 1913년 차순호, 1915년
기방홍순, 1916년 태고사유옥 등 우리에겐 낯설고 생소하지만
차 전문가들을 가슴 설레게 하는 유명한 차를 한자리에 모아
전통차 시음회를 하기도 했다. 차의 대중화를 위해 장소와
대상을 가리지 않고 나누고 있으며 좋은 차를 함께 마시는
것이 일상의 기쁨이라고 말했다.


‘새벽에 보이는 달’이란 함의로 남들이 일어나기 전 맑은 기운으로
제다에 매진하라는 뜻으로 법정스님이 지어주신 효월선생
문하에서 차를 배운 송상호 선생은 언제나 차에 진심이다.

몇 년 전 다운초등학교 3학년 한 반을 대상으로 연잎 차와
갱엿을 먹고 집중력 향상으로 성적이 올라가는 것을 경험하게
되어 전교생 모두에게 집중력 향상에 도움이 되는 연잎차를
제공해 차에 생소한 학생들에게 전통차를 알리는 계기가
되었으며 방과 후 수업을 통해 강가에 사는 생물을 관찰하며
자연을 가까이 하지 못하는 학생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기도 했다.



송상호씨가 가장 좋아하는 연꽃차를 우리고 있다.
■봉사는 삶의 행복

“현대자동차에 재직 중 사내 식당에서 일하던 종업원과 직원들이
마찰이 생기는 것을 종종 지켜보았다”며 “오랜 고심 끝에 식당
근무자들에게 매일 커피 대접으로 수고에 보답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개성이 다른 수많은 사람들을 상대해야 하는 일이라 지치고
힘들 것이라 생각하니 그 방법이 떠올랐다며 퇴직할 때까지
하루도 빠짐없이 4년 동안 커피 대접을 한 일화는 사내에서
화제가 되었다. “내 가족이라 생각하니 어려운 일이 아니라
오히려 행복했다”고 말하는 그에게서 진한 여운으로 남는
차의 향기가 풍겼다.


또한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는 목욕탕의 청결함을 유지하기 위해
사내 목욕탕 청소도 매일 아침 했다. 누군가는 생각지도 못한 일을
누가 시키지 않아도 하는 것을 보면 남과 다른 봉사정신이 깃든
소유자임에 분명하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말없이 스스로 행복한
일을 찾아 하는 그는 삶을 즐기는 방법을 알고 있는 것 같다.


직장생활 중 누구와도 소통하지 않고 세상과 단절한 채 사는 동료를
알게 되었다. 안타깝기도 하고 궁금하기도 해서 함께 목욕탕 청소를
하자고 제안했다. 짐작한대로 거절당했지만 그는 포기하지 않고
지속적으로 설득해서 청소를 하게 되었다.

그런데 그가 바지를 벗는 순간 믿을 수 없는 일이 벌어졌다. 그의
허벅지에는 날카로운 것으로 찔린 흉터가 여러 군데 있었다.
사연을 들은 그는 말로 형언할 수 없는 감정적인 동요가 일어
그 자리에 주저앉아 통곡에 가까운 울음을 울었다.

오랜 시간 대신 울어준 그의 체온으로 동료의 상처는 어느
정도 상쇄될 수 있었다. 그 후 상처를 준 사람과 셋이 만나
진심으로 속죄 할 수 있는 공간과 시간을 마련해 주었고
세 사람의 시간은 향기로운 차 한 잔을 나눈 듯 다정해졌다고 한다.

그의 사람다움은 강한 중독성이 있어 길을 잃은 사람들에게
마음의 균형을 찾게 하는 마력이 있는 것 같다. 


그는 퇴직을 일주일 앞두고 장미꽃 천 송이를 사서 그동안 함께
한 동료들에게 나눠주며 함께 한 인연에 깊은 감사를 전했다. 
40년 가까운 시간 동안 동고동락했던 사람들과의 인연을
되새기는 마음으로 그를 각인시킨 장미꽃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꽃이 되었고 동료들의 마음속에서 영원히 시들지
않는 꽃이 되었다.


■따뜻한 사람 볕이 되어

그는 자신이 한 끼 굶어도 나눔의 미학을 실천하고 있다. 북구
화봉동에 거주하는 독거노인 7명에게 몇 년 동안 나눔을 베풀고
연화 요양병원 등 소외된 곳에서 하루하루 힘든 시간을 보내는
분들에게 빨래, 목욕, 나들이 등의 봉사활동을 40년 넘게
이어가고 있다. 

요양병원에서는 큰 도움을 받았다며 이제 그만해도 된다고 할
만큼 그의 손길은 늘 어려운 이들에게 부지런하게 움직이고
따뜻한 사람 볕이 되어 준다. 또한 점점 웃음을 잃어가는
어르신들에게 꽃 선물 또한 잊지 않아 세상을 환하게 밝히고
여생을 꽃 같은 삶을 살게 한다.


그는 “좋고 나쁨, 많고 적음을 떠나 사람 사는 세상은 비슷하다”며
“내가 자주 가지 못하는 고향에서는 이웃들이 내 부모님께 잘
하고 있다”면서 그들에게 받은 것을 돌려주는 것이라 자연스럽고
당연한 일이라며 겸손함을 잃지 않았다.  


“행복은 스스로 느끼는 산물이며 행복한 일을 선택하면 감사하다”는
그는 “맑은 물이 되려면 혼자 해서 되는 것이 아니라 어느 순간
힘을 합치면 혼탁한 세상은 맑아질 것이다”며 “그런 날이 오기를
기다린다”고 말했다.  


싫어하는 것의 목록만 장황하게 늘려가는 현대인들과는 달리
송상호 전통차 전문가는 마음의 여백을 키우는 차와 봉사를
통해 행복의 디딤돌로 승화시킨다.

물은 아래로 아래로 쉼 없이 흘러간다. 때로는 느리게, 때로는
빠르게 흐르기도 하고 잠시 머물다가 굽이진 강안이 마주치면
휘돌아 가기도 한다. 결국엔 다다를 것을 알기에 모난 돌멩이도
다듬고 가장자리의 수풀도 쓰다듬으며 서두르지 않고 쉬엄쉬엄
흘러간다. 빠른 걸음을 잠시 멈추고 누군가의 미소가 되어
주면서 주위에 바람 길을 터주고 따뜻한 사람 볕을 내어주며
각박함을 덜어 낼 수 있는 그윽한 차 한 잔의 여유가 있는
삶이었으면 좋겠다. / 칼럼니스트·시인


출처 : 울산시민신문(http://www.ucinews.kr)

〈27〉사람 볕으로 따뜻한 세상을 만드는 송상호 전통차 전문가 - 울산시민신문 (uc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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