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F가 가장 RF틱하게 만드는 물건이 과연 무엇인가에 대한 질문에 대해, 많은 분들이 아마 antenna(안테나)를 꼽으실 것 같습니다. 어떤 RF기기건, 무선을 이용한다는 관점에서 절대로 빠져서는 안되는 가장 눈에 띠이고 티 나는 물건이니까요. 안테나가 RF의 가장 대표적인 존재여서 그런지, 안테나라는 하나의 테마에 대해서만 논하려 해도 엄청나게 다양하고 많은 분량의 얘기가 오갈 수 있습니다. 종류도 무진장 다양하게 많고 구현방법도 여러 가지고 동원되는 기술도 다양하기 그지없습니다.
이 기초강의는 모든 안테나에서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기본개념들을 포괄적으로 이해하는데 목적을 두고 있습니다. 아주 생기초적인 부분부터, 엔지니어라면 꼭 알아야 할 기본 개념까지 차근차근 정리하였으니 편안한 마음으로 읽어보세요. ^^
안테나란?
아무리 RF에 R자도 모르는 일반인이라 해도, 솔직히 안테나라는 존재는 꽤 익숙할 것입니다. 최소한 전파를 쏘고 받는 부품이라는 거 정도는 누구나 아는 상식이지요. 안테나의 기호는 보통 아래와 같이 역삼각형 막대기를 많이 씁니다.
안테나(antenna)란 말의 어원은 곤충의 더듬이에서 유래되었다고 합니다. 눈에 보이지 않는 파동신호를 감지할 수 있는 막대기.. 결국 더듬이와 안테나는 그 용도와 특징이 거의 유사합니다.
무선통신에서 신호가 전달되는 경로는, 유선의 선로가 아닌 자유공간(free space)입니다. 그냥 공기(air)라고 말하기엔 우주공간에서도 전자파를 쓰기 때문에 자유공간이란 말이 좀더 적합합니다. 그러한 자유공간에 신호를 뿌려주고, 또 그 뿌려진 신호를 잡아서 받는 것, 그 역할을 하는 최종단이 바로 안테나이죠.
전기적 신호는 도체를 통한 전위차와 전하의 흐름으로 전달되기에, 자유공간과 같은 부도체(=절연체)에선 전하가 흐르지 못합니다. 하지만 전자기파는 오히려 도체를 통과하지 못하고 부도체(=유전체)에서 전계와 자계를 구성하면서 진행합니다.
이렇게 전압/전류로 표현되는 전기적 신호와 전기장/자기장으로 표현되는 전자기파를 서로 변환해주는 역할을 하는 것, 그것이 바로 안테나입니다. 안테나 외부의 전자기장의 변화와 안테나 도선상의 전기적 신호가 상호 연동함으로써, 대기중에 떠다니는 전자기파 신호를 전자기기가 감지하고, 또 그 역도 가능할 수 있는 것입니다.
안테나의 S파라미터
아래 그림에서 왼쪽은 Microstrip으로 구현된 Stepped impedance filter (LPF 형태)의 예입니다. 입력포트에 들어간 신호들은 이 구조를 지나면서 출력포트에서 특정 주파수만 걸러진 형태로 나오게 됩니다.
반면 오른쪽 그림은 왼쪽과 똑같은데, 출력포트가 없는 Microstrip pattern입니다. 많이들 아시겠지만, 이것은 소위 patch antenna라 불리우는 유명한 안테나 형상입니다. 이 두 그림은 매우 비슷하지만, 전혀 다른 특성을 가져버린다는게 신기하죠??
이 그림은 안테나의 원리를 규명하는 그림이기도 합니다. 안테나는 한마디로 끊어진 선로입니다. 더 이상 전기신호가 진행할 수가 없는 상태이므로, 일반적인 선로가 그렇게 된다면 open(개방)된 회로처럼 신호가 더 이상 갈 곳이 없어서 전반사해서 돌아오겠지요. 하지만 안테나는 그 끝단을 특정 주파수에서 공진하게 함으로써, 신호가 되돌아가지 않고 어떤 전자기장 형태의 에너지가 형성되어 외부로 뻗쳐나가도록 해줍니다.
그렇기 때문에 안테나는 기본적으로 포트가 입력포트하나뿐인 1 port device입니다. 그래서 안테나에서는 입력 반사계수를 의미하는 S11값만 보이며, 아래와 같은 공진 그래프 형태를 가지게 됩니다.
즉 원하는 주파수에서 S11이 더 밑으로 깊게 파일수록 안테나의 복사효율이 높고 매칭도 잘 되었다는 의미이며, 이 푹 파인 계곡이 넓을수록 안테나가 다룰 수 있는 주파수의 대역폭이 넓다는 의미가 됩니다.
안테나의 공진
위에서 살짝 언급되었듯이, 안테나의 가장 근본적인 원리는 공진(resonance)으로 설명됩니다.
공진 강의에서 보셨듯이, 공진이란 구조적/전기적으로 주파수선택 현상을 가리키는 말로써, RF에서 가장 흔하게 사용되는 말입니다. 우선 쉬운 예로 dipole antenna와 monopole antenna의 예를 볼까요?
잘 알려져 있다시피, 가장 일반적인 안테나 형태인 dipole 안테나의 경우 막대기 길이의 두배의 파장을 가진 주파수에 공진하게 됩니다. 뒤집어 말하면, 원하는 주파수를 송수신하려면 막대기 길이를 λ/2 길이로 만들면 된다는 것이죠. 예를 들어 1GHz의 신호를 송수신하고 싶다면.. 1GHz의 공기중 파장은 30cm입니다. 그러므로 dipole antenna의 길이를 15cm로 만들면 1GHz용 안테나가 만들어지는 것이죠. monopole의 경우는 Ground가 image 효과를 가지기 때문에, dipole보다 반으로 작은길이인 λ/4 로 만들면 됩니다.
위의 예 말고도 기타 다른 어떤 종류 어떤 모양의 안테나들도, 이와같이 그 dimension(물리적 크기)가 주파수에 철저하게 의존하는 구조적 공진기입니다. 모든 안테나는 그 모양대로 길이, 크기, 면적 등이 파장과의 비례관계에 의존한다는 것이지요. 그래서 고주파를 사용할 때의 장점중 하나는 바로 '안테나가 작아진다'라는 것입니다. 주파수가 올라갈수록 파장이 짧아지므로 안테나도 당연히 작아집니다. 결국 안테나를 이해하기 위해 기본적으로 우선 기억해야 할 내용은 바로 이겁니다.
" 안테나의 싸이즈는 주파수에 철저히 의존한다 "
= 파장이 짧아질수록 더 작게 공진기를 구현할 수 있다
안테나 무선통신의 원리
이렇게 전기적 신호를 전자기파로 변환해주는 안테나를 이용하여, 어떻게 무선 통신이 이루어질 수 있을까요? 단순히 송신안테나에서 전파를 쏘면 그 전파를 수신 안테나에서 받는 것처럼 생각될 수 있습니다. 주거니 받거니.. 물론 보기엔 마치 그렇게 보일 수도 있지만, 실제로 신호가 전달되는 메커니즘은 그렇게 주고 받는 식으로 설명되지 않습니다. 두 안테나 간의 전자기장 교류에 의한 신호전달이라는 메커니즘을 아주 원초적이고도 개념적으로 차근차근 이해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잘~ 보세요!
Step 1 : 신호란?
우리가 '신호'라고 말하는 것은, 어떤 주기적 파동에너지에 정보가 실려있다는 의미입니다. Oscillator와 같은 주파수원 발진기에 의해 생성되는 파형은 아래와 같이 깨끗한 sine 파형이 됩니다.
이렇게 깨~끗한 파형을 누군가에게 전달해준다면 그사람은 뭐라고 반응할까요?
"음 깨~ 끗하군.. -_-; "
즉 누구나 알고 있는 그냥 sine파일뿐, 아무 정보가 없습니다. 그야말로 깨끗한 백지를 fax로 보내준 셈과 마찬가지죠. 에너지 낭비입니다-
우리가 '정보를 담는다'라고 말하는 것은, 이러한 깨끗한 sine파형을 정해진 형태로 찌그러트리거나 가변을 시키는 것을 말하게 됩니다. 그렇게 해서 서로가 정해진 룰에 의해 정상적인 sine파형을 변형시켜서 보내면, 받은 쪽에서는 그 룰에 의해 변형되어 수신된 파형의 의미가 무엇인지 해독해내게 되는 것이죠.
이렇게 정상파형을 일정한 약속대로 변형시켜서 정보를 담는 행위를 바로 변조(modulation)라고 부르게 되는 것입니다. 또한 그것을 다시 약속대로 복구해서 그 의미를 알아내는 행위를 복조(demodulation)라 부르게 되는 것이죠. 여기서 어떤식으로 sine파형을 왜곡시키느냐에 대한 룰이 바로 변조방법을 지칭하게 되는 것이며, 보내는 쪽과 받는 쪽에서 같은 약속, 즉 같은 변복조 방식을 이용해야 원래 의미를 복구할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변복조의 의미 자체는 이렇게 simple합니다.
결국 진짜 정보를 담은 신호란, 변조과정을 통해 sine파형에 일정한 변형이 가해진 주기적 파동형태를 말합니다. 이점을 잘 기억해두시고 다음으로!
Step 2. 쌍대성 (Reciprocal)
이말이 뭔말이냐면, 원래부터 안테나는 송신용과 수신용이 따로 구분되지 않는다 라는 것입니다. 즉 모든 안테나는 송신용이 될수도, 수신용이 될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설계나 제작단계에서 송신용/수신용이 따로 구분되어 만들어지는게 아니라, 일단 특정 주파수에서 특성에 맞게 만들어진 안테나는 그걸 사용하는 사람이 송신단에 쓰면 송신용 안테나가 되고 수신단에 쓰면 수신용 안테나가 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 점은 안테나를 이해하는데 있어서 대단히 중요한 개념입니다.
안테나는 수동소자로서, 입력부에 전력이 걸리면 그것을 외부에 전자기장 형태로 뿌려주거나, 외부에 존재하는 전자기장의 변화를 감지해주는 일을 합니다. 이 두가지 기능은 만들 때 구분되는게 아니라, 구조적 공진형태로서 안테나를 만들고 나면 그냥 그대로 발현되는 특성이기 때문입니다.
Step 3. 안테나 빔 (Antenna beam)
" 이얍! 내 레이저빔을 받아랏~ "
어릴 때 울트라맨이나 태권V 흉내를 내면서 이런 장난을 치신 적이 있을 것입니다. 빔(beam)이란 말은 마치 레이저처럼 빛이 특정방향으로 쭉 나가는 듯한, 그런 형상을 지칭한다는 건 일반인도 다 알고 있는 사실이죠. 그리고 빛(light) 역시 주파수가 높은 전자기파의 일종입니다.
안테나에서 방사되는 전자기파(electromagnetic wave) 역시, 온사방으로 흩뿌려지듯이 퍼지는 것이 아닙니다. 어떤식으로든 특정 방향으로 빔을 형성하게 되며, 결국 안테나에서 빔이란 말은 안테나가 송수신이 가능한 특정한 전자기파 방향, 형상 또는 위치를 지칭하게 됩니다.
그리고 이러한 antenna beam은 특정한 방향성과 모양을 가지기 때문에, 그 형상을 빔패턴 (beam pattern) 또는 복사패턴(radiation pattern)이라고 부르게 됩니다. 이문제는 저 밑에서 더 자세히 다루게 될 것입니다.
Step 4. 무선통신의 원리
위에서 언급한 신호의 변조 와 쌍대성의 원리에 기초하여 무선통신의 원리를 이해해보도록 하겠습니다.
<그림 1> 멀리 떨어진 두 개의 시스템에서 동시에 똑같은 주파수의 전자기파를 방출하고 있다고 가정하였습니다. 현재 두 시스템은 둘다 깨끗한 sine파의 파동, 즉 정보가 없는 그냥 주파수신호를 전자기파 형태로 내보내고 있는 중입니다. 그리고 이 두시스템의 전자기파 에너지는 동일한 물리적 공간에서 동일한 주파수의 전자기장을 함께 형성하고 있는 중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