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취미활동(挑戰)/▶마라톤열정 (動)
전주군산마라톤
사니조아~
2024. 10. 6. 07:29
2002.4.14
전주-군산 국제마라톤, 내 삶을 달리다
22년 전, 회사 철야 당직 근무를 마친 그 새벽.
피곤한 몸을 이끌고 전주행 버스에 몸을
실었습니다.
목적지는 전주-군산 국제마라톤대회. 그때 나는
30대 후반, 아직 젊고 뜨거운 시절이었습니다.
전주공설운동장을 출발해 군산 벚꽃길을 경유하는
하프코스(21.0975km) 그 거리를 묵묵히 달렸습니다.
밤을 새고 출발한 탓에 비몽사몽이었지만, 만발한
벚꽃, 그리고 그 길을 함께달리는 모든사람은 하나
였습니다.
누가 빠르건 느리건, 그곳에선 모두가 런너였고,
모두가 자신만의 이유로 달리고 있었습니다.
삶은 단거리 경주가 아닌 마라톤입니다. 지치더라도
꾸준히, 노치지 않고 달려가는 것. 나 자신 외에는
누구도 나를 시험할 수 없고, 스스로 시험하고,
스스로 이겨내는 것, 그것이 진짜 마라톤이자
인생이라 생각합니다.
황사 바람이 거칠게 얼굴을 때리고 벚꽃 향기가
코끝에 번지며 가루수 벚꽃나무 아래로 쉼 없이
달리는 동안, 얼굴엔 하얗게 소금가루가 맺혔지만
그 고단함조차 즐거움으로 바뀌는 순간, 나는 삶의
주인이 되어 있었습니다.
1등이 아니어도 완주자는 모두 승자입니다.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달렸다면, 그 사람은 이미
자기 삶의 승리를 쟁취한 것입니다.
지금도 그 날을 돌아보면 뿌듯합니다. 젊음을
동원해 달렸던 그 벚꽃길과 그 길 위에서 스스로를
이겨낸 내 자신을 나는 잊지 못합니다.
